'장승'에서 '벤치' 다시 '장승'…"혈세낭비"
[안산=뉴스핌] 박승봉 기자 = 경기 안산시 상록구 소재 부곡동 자연학습장에 장승 12개가 다시 등장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22일 제보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장승 때문에 민원이 제기돼 다른 조성물로 대치하고 장승을 치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산림욕장에 다시 장승이 세워져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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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뉴스핌] 박승봉 기자 = 안산시 부곡동 산림욕장에 올해 봄쯤 조성된 장승 모습. 2022.08.22 1141world@newspim.com |
또 다른 시민은 "안산시는 왜 장승에 꽂혀서 자꾸 장승을 세우는지 모르겠다"며 "장승이 무섭다는 민원이 제기되니까 이번엔 '나의 띠를 찾아 보세요'라는 식으로 꼼수를 부려 장승을 세웠지만 그전에 조성했던 장승과 똑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안산시 관계자는 "부곡동 산림욕장에 세워진 장승 12개는 올해 봄쯤 조성했다. 새로 제작한 것이 아닌 지난 2020년도 만들어진 것을 민원 때문에 벤치로 활용했으나 다른 활용방안 의견들이 나왔다"며 "비용은 거의 들어가지 않았으며, 크고 무섭다는 의견들이 있어 키를 낮추는 등 정비를 통해 시민들의 포토존으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승을 왜 꼭 세워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주지 못하고 포토존 활용방안이라고만 되풀이했다.
이에 한 시민은 "장승이 커서 무서운 것이 아니라 동물 모양이 무서운 건데, 차라리 머리 모양을 없애고 통나무 의자로 만들어 산림욕장 휴식처로 만들면 될 것을 꼭 장승을 세워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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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뉴스핌] 박승봉 기자 = 지난해에 안산시 부곡동 산림욕장에 조성된 장승 벤치 모습. 2022.08.22 1141world@newspim.com |
앞서 안산시는 지난 2020년 6월 25일 준공된 부곡동 자연학습장 확장 조성사업에 경기도 특별보조금 7억원이 투입됐다. 이번 사업에서 추진된 조형물 중 장승 12개에 7000만~8000만원 정도의 예산이 들어갔지만 얼마 안 돼 장승이 사라졌다.
당시 시민들은 장승을 보고 "혐오스럽다", "야간에 무섭다" 등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안산시는 부곡동 자연학습장에 제작된 장승 약 12개가 흉물스럽다는 민원으로 벤치로 재활용해 시민들에게 휴식을 주겠다고 했다.
당시 시는 장승과 솟대를 제거하고 포토존 등 다른 조성물교체 작업에 시비 약 5000만원을 투입했고 "혈세낭비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사라진 장승이 재활용이 아닌 장승을 그대로 벤치로 만들어 졌고, 이같이 눈가리고 아웅하는 행정처리에 부곡동 산림욕장을 찾은 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한 시민은 "작년에 경기도가 부곡동 자연학습장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다고 했는데 그러한 감사가 끝나고 바로 장승을 또 조성한 것에 대해 안산시가 자체 감사로 행정처리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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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뉴스핌] 박승봉 기자 = 2020년도 안산시 부곡동 자연학습장 확장 조성공사에서 만들어진 장승 모습. 2022.08.22 1141world@newspim.com |
경기도는 지난 2021년 5월 27일부터 6월 11일까지 안산시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하면서 부곡동 자연학습장 확장 조성공사에 대한 감사도 실시했지만 그에 대한 감사결과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1141worl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