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저온 진공챔버 통한 망원경 성능 시험
우주 관측 기술 선진국 수준 도약 기대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천문연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망원경에 대한 성능 시험을 직접 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천문연구원은 NASA 스피어엑스(SPHEREx) 우주망원경의 성능 시험을 위한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고 16일 밝혔다.
스피어엑스는 세계 최초의 전천(全天) 적외선 영상분광탐사 우주망원경이다. 미국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와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 천문연 등이 오는 2024년 6월 발사를 위해 공동개발중이다.
이 우주망원경은 영상관측과 분광관측을 결합한 영상분광기술을 적용해 하늘 전역 99% 이상을 관측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또 전 우주를 102가지 색깔로 관측할 수 있다.
최근 확정된 스피어엑스 단면도와 운영 상상도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2.08.16 biggerthanseoul@newspim.com |
천문연이 개발한 이번 시험 장비는 스피어엑스 망원경의 성능을 지상에서 정밀하게 시험하기 위한 장비다. 천문연이 2019년 8월 개발 착수해 약 3년 만에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 6월 미국으로 이송해 설치를 마쳤다.
천문연이 이번에 개발한 장비 중 핵심장비는 극저온 진공챔버다. 우주에서 적외선을 관측하려면 우주의 온도보다 한층 저온으로 냉각되는 망원경이 필요하다. SPHEREx에 최적화해 개발한 이 진공챔버는 망원경이 우주에서 냉각돼 도달할 영하 220도 이하의 극저온 진공상태를 구현했다.
앞으로 개발할 스피어엑스 망원경을 넣고 시험을 진행해 망원경이 촬영하는 사진 속에서 초점이 고르게 제대로 맞춰지는지를 검증한다. 사진의 각 부분에서 어떤 파장(색깔)이 보이는지도 측정한다.
극저온 챔버에서 스피어엑스 망원경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챔버 자체뿐만 아니라 고가의 망원경을 안전하게 집어넣을 수 있는 보조 장비 등도 필요하다.
천문연은 스피어엑스 망원경 정밀 로딩 장비도 함께 개발했다. 뿐만 아니라 극저온에서 파장과 초점을 측정할 적외선 빛을 평탄하게 만들어주는 장치 등 보조 광학 장비들도 설계·제작했다.
스피어엑스 검·교정 장비 개발에 참여한 국내 연구진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2.08.16 biggerthanseoul@newspim.com |
이번 천문연의 스피어엑스 극저온 성능시험 장비 개발 설치 완료로 전체 스피어엑스 프로젝트 차원에서 지난해 상세 설계 이후 본격적으로 스피어엑스 하드웨어 개발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천문연과 스피어엑스 연구팀은 2023년 상반기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에서 망원경의 광학성능을 검증하는 검교정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공대에서 스피어엑스 관측기기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기기 과학자인 필 콘굿(Phil Korngut) 박사는 "극저온 상태에서 우주망원경의 초점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천문연의 진공챔버가 스피어엑스 발사에 있어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웅섭 천문연 박사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경우, '좁은' 지역을 정밀하게 관측하는 데 반해, 스피어엑스는 '넓은' 지역의 기본적인 물리적 특성을 제공하는 망원경"이라며 "향후 스피어엑스로 발견한 천체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거대마젤란망원경 등을 활용한 후속 관측 및 연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우주기술 측면에서 이번 NASA와의 성공적인 공동 개발을 통해 적외선 우주망원경의 극저온 성능 시험 분야의 우주기술도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