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CBS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서 갑론을박
당헌80조 놓고 李 "개정해야" 朴 "개정반대"
李·朴, '민형배 복당' 두고도 연일 신경전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들이 최근 당원청원 1호 안건으로 채택돼 개정 논의가 진행될 예정인 당헌 80조와 관련해 갑론을박을 벌였다.
박용진 후보는 "저는 분명히 반대한다"고 주장했고, 이재명 후보는 "검찰권 남용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태에서 정부·여당의 야당 침탈 루트가 될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들은 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행된 후보 토론회에 참석했다.
가장 치열하게 맞붙은 이슈는 당헌 80조 개정이었다. 이는 '사무총장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할 수 있다'라고 규정돼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강훈식,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사옥에서 열린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당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 출연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8.09 photo@newspim.com |
지난 1일 민주당 당원청원게시판에는 이 내용을 담은 당헌80조를 개정해야 한다는 청원글이 올라왔고, 단숨에 청원동의 5만명을 넘겼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 개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사실상 사법리스크가 우려되는 이 후보를 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날 토론에서 박 후보는 "부정부패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표현하는 당규조차 이렇게 개정하려고 하는지, 저는 분명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다"며 이 후보에게 의견을 물었다.
이 후보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도 반할 뿐 아니라 검찰의 야당 탄압 통로가 된다는 측면에서 (개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가 야당일 때와 상대가 야당일 때하고 다르게 봐야 한다. 우리가 집권했을 땐 비열하게 탄압하지 않았는데 지금의 집권 여당은 검찰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며 "저는 이런 무도한 검찰공화국에선 굳이 이런 조항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는지 생각이 좀 다르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사법리스크가 제기되는 자신과의 연관성에 대해선 "당원들의 운동이 생기기 전에 이미 전준위·비대위에서 이걸 추진했던 걸로 안다. 상당 정도 진척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러니까 마치 저 때문에 (추진)한 것처럼 그렇게 얘기하지 말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같은 부정부패가 있을 경우라고 돼 있고 저는 그런 사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권력자의 주변도 깨끗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거기에 공감한다. 저의 부족함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밖에도 이 후보와 박 후보는 민형배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지난번에 (이 후보가) '당이 요청해서 한 일'이라고 말했다"며 "만일 민 의원이 당의 요청으로 탈당한 거라면 그야말로 위장 탈당 논란의 한복판에 뛰어드는 것이고 어렵게 이뤄낸 검찰 개혁이 도루묵이 된다고 본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이 후보는 "저에게 정확한 정보는 없다.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민 의원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한 일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충분히 (복당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강훈식 후보는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의 난맥상을 강하게 질타하며 나머지 후보들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그는 "당 대표가 된다면 국민들의 어려움·코로나 경제 위기 등을 논할 영수회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얼마 안 되는 시간에 특별한 이슈 없이 이렇게 낮은 지지율을 보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국정운영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내각 총사퇴와 대통령실 전면 개편을 요구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인식이 있다"고 지적했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