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경상 흑자 줄어…원자재 수입 증가 영향
경상 흑자 210억달러 전망 상회…운송수지 흑자 전환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가 약 24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하반기에도 경상 흑자 기조가 이어진다고 예상하며 주요 변수로 국제 유가를 꼽았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 국제수지(잠정) 통계를 보면 지난 상반기 경상 흑자는 247억8000만달러다. 지난해 상반기 417억6000만달러와 비교하면 170억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경상수지는 외국과 물건, 서비스 등을 거래하며 발생한 수입에서 지출을 뺀 금액이다.
경상 흑자 규모가 감소한 이유는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1년 사이에 반토막이 났다는 데 있다. 수출과 수입 차이인 상품수지는 상반기 200억1000만달러 흑자로 1년 전 384억30000만달러와 비교하면 약 184억달러 줄었다.
반도체와 석유제품 등 주력 품목 중심으로 수출이 늘었으나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수입이 더 증가했던 탓이다. 실제로 1년 전과 비교해 상반기 수출이 약 491억달러 증가하는 동안 수입은 675억달러 늘었다.
[서울=뉴스핌]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6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2022.08.05 photo@newspim.com |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이어갔고 원자재 수입이 늘어 상품수지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 경상 흑자, 전망치 상회…운송수지 등 서비스수지가 끌어올려
상반기 경상 흑자 규모는 한국은행 전망치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은 상반기 경상 흑자 210억달러를 예상한 바 있다.
예상을 웃돈 경상 흑자는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운송수지 등 서비스수지가 끌어올렸다. 상반기 운송수지는 106억4000만달러로 작년 상반기보다 55억8000만달러 늘었다.
한은은 수출화물운임 강세로 운송수지 흑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와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49.2%, 59.3% 늘었다.
이에 따라 서비스수지도 지난해 상반기 37억5000만달러 적자에서 올 상반기 5억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국민이 해외에서 번 소득인 본원소득수지는 상반기 57억1000만달러 흑자다. 작년 상반기 98억2000만달러와 비교하면 41억1000만달러 줄었다. 같은 기간 배당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45억8000만달러에서 12억1000만달러로 감소했다.
한은은 하반기에도 경상 흑자 기조가 이어진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하반기에 경상 흑지 290억달러를 기록해 연간 500억달러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국제 유가와 주요국 성장 둔화를 주요 변수로 꼽았다. 한은은 이같은 변수를 반영해 이달 말 수정 전망치를 제시할 예정이다.
황상필 국장은 "국제 원자재 가격 변화와 중국 및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성장 둔화는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반도체 업황 추이와 글로벌 공급 차질 해소 여부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제 원자재 가격 변화는 수입 급증세를 판단하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세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