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경찰자문위, 4번의 회의록 '전무'
행안부 "필수 공식 회의록 대상 아냐" 해명
국회 '밀실회의' 비판…8일 청문회 쟁점 떠올라
"절차적 정당성 확보 못해…의심의 여지 자초"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이 신설됐지만 이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국 신설 과정에서 회의록이 없어 '밀실 회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오는 8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회의록 누락이 여야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행안부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자문위)'는 한 달여간 회의를 하면서 회의록이나 속기록과 같은 공식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행안위원인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자문위 회의 기록을 요구하면서 밝혀진 것이다.
지난 2일 경찰국 신설에 앞서 자문위는 지난 5월부터 약 한 달간 4차례 회의를 한 뒤 행안부 장관의 경찰에 대한 지휘 감독과 인사·징계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경찰국 설치 관련 권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4번의 회의에도 불구하고 관련 자료는 일체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행안부 측은 "자문위는 정책 수립을 위해 사전에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는 회의'로 필수 공식 회의록 작성 대상이 아니다"라며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상의 회의록 작성 대상은 '차관급 이상을 구성원으로 하는 주요 정책의 심의 또는 의견 조정을 목적으로 하는 회의"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문위의 효율적인 운영 지원과 논의 내용 정리를 위해 회의 결과를 내부자료로는 작성해 관리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경찰국 입구에서 첫 업무일을 맞은 직원들 격려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8.02 yooksa@newspim.com |
이를 두고 국회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경찰 지휘 체계를 바꾸는 국가적 사안을 밀실에서 기록 하나 없이 추진했다는 것인데, 민주국가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위법과 졸속의 합작품인 경찰국 출범을 반기는 국민은 없다"고 비난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계획이 오는 8일로 확정됐다. 여야는 쟁점이었던 류삼영 총경의 증인 채택 문제와 관련해 인사청문회 대신 업무보고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윤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행안부 자문위 회의록 누락이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은 청문회에서 경찰국 신설에 대한 문제와 행안위 업무보고와 결산 심사 과정에서 시행령이 상위법을 위반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따질 것임을 예고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이번 경찰국 신설은 전 국민에게 영향을 주기도 하고 국가의 중대사이고 경찰 조직 내에서도 심각하고 중요한 사안인데, 회의록이 남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의 무게에 비해 너무 가벼운 처사"라며 "자문위를 두는 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만든 것인데, 여기서 열린 회의록이 없다는 건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국 논의 기간도 짧았는데 이번 회의록 누락은 오히려 경찰국 신설에 대한 의심의 여지를 자초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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