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외교·산업 '2+2 장관급 회의체' 신설 거론
UAE, 한·GCC FTA 및 양자협정 경제협력 희망
스페인과 인적교류 및 경제협력 후속조치 협의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은 8일 독일과 스페인,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연쇄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박 장관은 이날 취임 후 처음 대면한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경제안보와 공급망 문제,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2022.7.8 [사진=외교부] |
박 장관은 민주주의와 자유무역 등 주요 가치를 공유하며, 유럽 내 한국 최대 교역 대상국인 독일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온 것을 평가했다. 배어복 장관은 독일이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며 실질협력과 주요 국제 현안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양 장관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양국 간 교역액이 역대 최대치인 331억달러를 달성하는 등 긴밀한 경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평가하고, 내년 한·독 양국 교류 개시 140주년을 맞아 이러한 협력이 더욱 확대되고 윤석열 정부 출범 전후 이뤄졌던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측은 또 독일과 한국이 각각 유럽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제조업 강국이자 보편적 가치, 역사적 유사성을 공유하는 국가로서 새로운 경제안보 과제 대응에 최적의 파트너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측은 ▲기후변화 대응 ▲인도태평양지역 내 협력 ▲경제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위급 협의 채널을 활성화하고 긴밀히 소통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박 장관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독일의 지지도 요청했다.
◆ 한·독 외교장관, 외교·산업 '2+2 장관급 회의체' 설치 검토
이날 회담에서는 한국과 독일 간 '2+2' 형태의 외교·산업 장관급 회의 설치를 검토하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최근 한반도 정세 및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고, G7 의장국인 독일의 지속적인 관심과 역할을 당부했으며, 배어복 장관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양측은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와 외교의 길로 복귀할 수 있도록 북핵 문제 관련 긴밀한 소통을 이어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 장관은 이어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가 민주주의 가치 규범 질서를 수호하는 국제사회의 연대를 보여줬다는 점에도 공감을 표시했다.
◆ UAE, 한국·GCC FTA 및 양자 협정으로 경제협력 강화 희망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이 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회의에서 만난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외교장관과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2.7.8 [사진=외교부] |
이에 앞서 박 장관은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외교장관과 만나 양국이 외교장관 특별전략대화 등 고위급 협의체 개최를 포함해 활발한 교류와 소통을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압둘라 장관은 한국과 걸프협력회의(GCC) 간 자유무역협정(FTA)과 양자 협정 등을 통해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압둘라 장관은 과거 UAE가 인도와 FTA 체결 결심을 국가 차원에서 내린 뒤 88일 만에 서명한 사례를 거론하면서 "한국과 못할 것이 뭔가"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두 장관은 원자력 발전 등 에너지, 건설 및 인프라, 국방·방산 등 양국 협력이 여러 국가에 모범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그간의 협력 성과를 바탕으로 국방·방산은 물론 수소, 재생에너지, 우주 등 신성장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박 장관은 국내 기업들의 UAE 내 건설·인프라 사업 참여를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도 요청했다.
아울러 한반도 정세 및 한국 정부 대북정책에 대해 설명하며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UAE 측의 지속적인 관심과 역할을 당부했다. 양 장관은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와 외교의 길로 복귀할 수 있도록 북핵 문제 관련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 박진, 스페인 외교장관과 인적 교류 및 경제협력 후속조치 협의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회의 시작 전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2022.7.8 [사진=외교부] |
박 장관은 이날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장관과도 취임 후 첫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실질협력 ▲한반도 및 주요 지역 정세에 대하여 의견을 교환했다.
박 장관은 주요 국제현안 관련 유사입장국인 스페인과의 가치외교 파트너십 강화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한-스페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시켜 나가자고 언급했다.
양 장관은 지난달 29일 나토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이루어진 윤석열 대통령과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간 면담에서 논의된 인적 교류와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한 후속조치를 착실히 이행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건설 강국인 양국 기업들이 아프리카와 중동 등 제3국 공동 진출을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며, 향후 진출 분야와 지역을 확대해 나가자고 공감했다. 또 양국이 공통으로 관심을 가지는 친환경 및 디지털 경제 전환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양 장관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조속히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재건·복구 참여 등 국제사회의 단합된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알바레스 장관은 북한의 도발행위를 규탄한다며,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조만간 양국간 직항 노선이 재개되고 코로나19 이전 활발한 수준으로 교류가 회복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스페인의 지지를 요청하자, 스페인 측은 상당히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자신들도 국제사회 진출에 한국의 도움을 받고 싶다는 '교차지지'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