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리메이크라는 게 원작의 대중성과 특성을 가져오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큰 틀을 흔들고 시작할 생각은 없었던 거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이 한국판으로 제작됐다. 연출을 맡은 김홍선 감독은 원작이 가진 스페인 조폐국을 점거한 강도단의 큰 틀은 해치지 않는 선에서 새롭게 태어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담아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김홍선 감독 [사진=넷플릭스] 2022.06.27 alice09@newspim.com |
"2018년에 리메이크 기획을 시작했는데, 그때만 해도 원작이 이정도의 글로벌 히트작은 아니었어요(웃음). 당시에도 너무 재미있는 이야기고, 한국에서 리메이크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원작이 히트를 하고, 그때부터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죠. 부담이 없다고 하면 당연히 거짓말이고요."
원작은 '교수'라고 불리는 한 남자를 중심으로 한 범죄 전문가들이 스페인 조폐국을 점거, 수억 유료를 인쇄해 도주하는 내용을 담았다. '공동경제구역'이라는 부제가 더해진 한국판은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렸다.
"일단 리메이크라는 것 자체가 원작의 대중성과 특성을 가져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국판을 제작하지면 그 특성은 그대로 가져오려고 했고요. 기본적으로 큰 틀은 흔들고 싶진 않았던 거죠. 원작이 워낙 재미있었거든요."
원작과 새로 탄생한 '종이의 집'의 차이점은 바로 통일을 앞둔 한반도가 배경이라는 것이다. 그 외의 이야기는 원작을 고스란히 따라갔다, 그러다보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독창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김홍선 감독 [사진=넷플릭스] 2022.06.27 alice09@newspim.com |
"리메이크를 할 때 원작의 특성을 그대로 가져가지 않을 거면 다른 작품을 하는 게 맞다 생각해요. 이번에 한국판을 제작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바로 총기 사용이었고요. 원작에서는 총기 사용이 빈번한데, '과연 대한민국에서는 총기를 사용하는 은행 강도가 일어날 수 있을까?' 이거였거든요. 큰 설정은 가져오되, 받아들일 수 있는 기준인지를 철저히 따졌죠.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원작에서 강도단은 스페인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가면을 쓴다. 반면 한국판에서는 하회탈을 쓴 강도단이 등장한다. 그리고 조폐국에도 한옥 등 한국의 미를 느낄 수 있는 장치들이 곳곳에 녹아있었다.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상상의 공간을 만들어야 했거든요. 그래서 조폐국은 한옥의 느낌을 가지고 있는 성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밖에서도 쉽게 들어가지 못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갇힌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거든요. 한국적인 문양을 살리려고 최대한 노력하며 만들었죠."
작품의 큰 틀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모두의 호평을 받은 부분도 있다. 바로 캐스팅이다. 유지태와 김윤진, 박해수, 전종서, 이원종, 김지훈, 김성오 등 개성강하고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김홍선 감독 [사진=넷플릭스] 2022.06.27 alice09@newspim.com |
"우선 캐릭터와 잘 맞는 사람을 찾는 게 1순위였죠. 원작이라는 틀이 있어서 최대한 캐릭터가 잘 맞는 사람과 작업하려 했고요. 원작 느낌을 살리면서도 한국적인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들이 필요했거든요. 가장 많은 고민을 한 건 바로 유지태 배우였고요. 교수 역할에 대해 스스로도 고민을 많이 하셨거든요."
김 감독이 가장 삼고초려 한 배역이 바로 유지태가 맡은 교수 역할이다. 극 전체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인물인데다 비상함까지 겸비해야 한다. 또 원작 캐릭터가 가진 '너드미'가 가장 큰 고민의 요인이었다고.
"교수라는 캐릭터 자체가 너무 틀이 정해져 있는 인물이었어요. 그래서 유지태 배우와 캐릭터를 놓고 굉장히 많은 대화를 했죠. 제일 어려운 입장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원작 캐릭터가 가진 너드미를 살릴 것인지, 아니면 새롭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죠. 그러다 서로 결정한 게 새로운 한국 교수의 이미지를 하자는 거였고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원작 시즌 1, 2에 대한 내용을 총 12부작으로 압축했다. 그리고 파트.1 내용의 6화가 최근 공개됐다. 파트2 공개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촬영은 이미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이다.
"많은 내용을 12부로 압축하는 건 쉽지 않은 작업이었어요. 큰 틀은 유지하면서도 우리 이야기를 넣어야만 했거든요. 원작이 가진 장점도, 단점도 있는데 단점을 줄여보고자 했죠. 그러면 진행이 빨라질 것 같더라고요. 파트2에는 새로운 등장인물도 있어요.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정말 재미있다는 겁니다. 하하."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