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한재림 감독의 영화 '비상선언'이 지난해 칸 영화제 공식 초청에 이어 2년 만에 빛을 본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 전 세계가 사랑하는 상징적인 국내 배우들을 모두 한 작품에서 만난다.
20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영화 '비상선언'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한재림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이 참석해 영화 안팎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쇼박스] 2022.06.20 jyyang@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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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는 현재 올해 칸 남우주연상 수상작 '브로커'에 이어 '비상선언'을 소개하며 감격했다. 그는 "영화 시작한지 2년이 훌쩍 넘었다. 개봉도 두 번 연기하고 드디어 소개할 수 있어 기쁘고 존경하고 좋아하는 동료 후배 배우들과 함께 인사드릴 수 있게 돼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인사를 했다.
이병헌도 "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도 진짜 하나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같이 모이고 오랜만에 얼굴뵙고 반갑고 이제 좀 실감난다"고 했다. 전도연은 "기쁘고 꿈만 같다"면서 웃었다.
한재림 감독은 국내 최초로 항공 재난 액션을 선보이며 "비행기 안에서 재난을 겪으면서 인간들에게 남는 공포에 대해 담았다"면서 "처음 의뢰받은 후 10년 지나는 동안 불행히도 한국 사회에 크고 작은 재난들이 있었다. 가슴 아프게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들이 떠올랐다. 이 작품을 해야겠다 할 얘기가 좀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제작 의도를 얘기했다.
송강호는 '우아한 세계' '관상' 이후 세 번째로 한 감독과 만난 그는 "기본적으로 신뢰가 있고 새로운 영화에 대한 집요한 탐구심을 존경해왔다"면서 "재난영화는 참 많지만 재난을 겪는 승객들 뿐만 아니라 지상에서 겪는 수많은 사람들이 갖게 되는 사실적인 느낌들이 너무 현실적으로 생생하게 다가왔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알고는 있지만 평소에 잘 생각 못하는 가족, 이웃, 공동체에 대한 생각들을 세련되면서도 고급스럽게, 어른스럽게 표현한 작품이라 반가웠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병헌도 "한재림 감독님과는 처음 만났지만 전작들 보고 꼭 한번쯤 작품 해보고 싶다고 했었다. 단숨에 시나리오가 읽힐 정도로 긴장감있고 재밌었다. 재난영화라고 해서 비주얼적인 스펙타클뿐만 아니고 송강호 선배 말씀처럼 인간이 보이는 생각하게끔 만드는 그런 스토리가 좋았다"고 동의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쇼박스] 2022.06.20 jyyang@newspim.com |
전도연은 "감독님이 비상선언을 만들려는 의도에 끌렸다. 감독님 말씀하셨듯이 크고 작은 재난을 겪으면서 상처를 받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됐음 하는 작품이 됐음 좋겠다는 뜻에 동의해서 함께 만들게 됐다"고 이 영화의 의미를 짚었다.
'비상선언'은 지난해 74회 칸 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한 감독은 "송강호, 전도연 선배들은 칸을 편하게 자주 가셨지만 저는 처음이었고 비경쟁부문이라 마음 편하게 가볍게 갔다. 마치 여행하는 마음으로 선물 받은 것 같은 느낌"이라면서도 "막상 가보니 관객분들, 뤼미에르 극장, 전통과 예의를 지켜주시는 모습이 굉장히 많이 와닿았다. 능력과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다시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특히 지난해 비경쟁부문 진출작을 들고, 칸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다. 그는 "누구나 겪어선 안되지만 겪을 수 있는, 재난 상황에서의 현실감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애, 극한 상황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타인에 대한 생각들, 감정들을 굉장히 정교하면서도 어른스럽단 표현했는데 담담히 담았다는 걸 인상적이었다는 말씀을 하셨다"면서 칸의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이병헌은 지난해 '비상선언'으로 칸에 방문해 국내 배우 최초로 폐막식 시상자로 참석하며 주목 받았다. 이병헌은 "너무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지만 불어로 시상을 진행하며 박수받았다. 송강호가 "불어로 하다 실패했다"고 말하자 이병헌은 "실패한 게 아니고 그 이후의 상황을 불어로 준비 안해서 이제 영어로 했다"면서 웃었다. 그러면서도 "너무 긴장을 했는데 나가자마자 강호 형 얼굴이 딱 보여서 마음에 의지가 됐고 생각보단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당시의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쇼박스] 2022.06.20 jyyang@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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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감독이 10년간의 재난 사건을 언급한 만큼 대한민국의 불행한 사건들의 면면이 영화에 담겼을지 질문이 나왔다. 그는 "재난 겪은 사람들과 지켜본 사람들의 마음이 녹아들었다 생각한다. 특정 재난의 모습을 묘사하거나 하지는 않았다"꼬 말했다.
그러면서도 "거기서 느끼는 인간들이 재난과 싸우는 갈등, 이겨내는 순간, 재난에 패배했던 마음 아픈 것들을 그려보려고 노력했다. 인간이 재난에 닥쳤을 때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그런 의미를 담아보려 했다"고 덧붙였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등 면면이 화려한 만큼, 성적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전도연은 "당연히 1000만 넘는 영화 아닌가요? 그런 마음으로 이 작품에 출연했다"면서 "흥행적으로는 제가 제일 아쉬움을 가진 배우이긴 해서 그런 기대는 100%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송강호는 흥행 성적에 대해 말을 아끼려 했지만, 이병헌은 "선배가 전에 2000만 정도 되지 않겠냐고"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번에 한 감독과 처음 작업한 이병헌은 "집요하고 대충이 없다. 항상 최고를 뽑아내려 애쓰는 모습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임시완은 "작품적으로는 아쉬운 대로 넘어가는 부분이 없는 게 믿음이 가고 완성도가 높을 것 같단 기대감이 있다. 개인적으론 굉장히 멋쟁이시다"라고 한 감독에게 애정을 드러냈다. 박해준 역시 "진짜 옷도 잘입으시고 멋있으시다. 촬영 땐 조금 부족하다 싶은 부분을 정확히 얘기해주셔서 든든하고 믿음직한 분"이라고 말했다.
74회 칸 영화제 공식 진출작 '비상선언'은 오는 8월 개봉한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