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시험, 수학적 사고력보다 문제 풀이에만 집중"
중고교생 81.2% "사교육 필요"
[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중고생 10명 중 8명은 '학교 수업 내용보다 어렵게 출제된 수학 시험이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학 시험 형태가 수학적 사고력 향상보다는 문제 풀이에만 몰두하도록 구성됐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소가윤 기자 = '학교 수학 시험이 수포자 발생에 영향을 준다.'에 대한 학생 응답 비율. 2022.06.14 sona1@newspim.com |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한 '수학 내신 평가에 대한 학생·학부모·교사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4월1~15일에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내 중학교 40곳, 고등학교 50곳 등 총 90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중고교생 4758명, 학부모 3136명, 수학교사 194명 등 총 8088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고교생 81.2%(중학생 74.2%, 고등학생 88.4%), 학부모 64.2%는 학교 수학 시험이 수포자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다.
학교 수학 시험의 난이도에 대해서 중고교생 60.5%(중학생 45.1%, 고등학생 76.2%), 학부모 63.4%는 '수업에서 배운 내용보다 수학 시험 문제가 과도하게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학교사 64.4%도 '변별 때문에 가르친 내용보다 어려운 내용을 수학 시험 문제로 출제한다'고 응답했다.
사걱세 관계자는 "학교 시험 문제가 수업 내용보다 더 어렵게 출제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수학을 포기하거나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고교생 85.9%(중학생 81.5%, 고등학생 90.5%), 학부모 90.7%는 학교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봤다.
사교육을 받는 이유(중복 응답)로 중학생은 '문제 풀이를 훈련할 수 있어서'(55.8%), '모르는 것을 점검할 수 있어서'(50.7%), '선행학습으로 인해 내용이 잘 이해되기 때문에'(50.1%) 순으로 응답했다.
고등학생은 '문제 풀이를 훈련할 수 있어서'(57%), '선행학습으로 인해 내용이 잘 이해되기 때문에'(54.7%), '안 받으면 불안해서'(45.1%) 순으로 답했다.
[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학 내신 평가에 대한 학생·학부모·교사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2.06.14 sona1@newspim.com |
이처럼 문제 풀이에만 집중하도록 구성된 수학 시험이 수포자 증가와 사교육 심화 현상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고교생 75.4%(중학생 65.8%, 고등학생 85.2%), 학부모의 75.3%가 '학교 수학 시험이 수학적 사고를 묻지 않고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에만 몰두하게 만든다'고 응답했다.
사걱세 관계자는 "변별력을 위해서 학생들이 문제풀이 훈련에만 집중하도록 해 오히려 수포자가 더 늘어났다"며 "위계성이 강한 수학의 특성상 개념 위주로 사고하는 훈련을 해야 다음 학습 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는 학생들에게 평가기준을 안내하고 교육과정 평가기준을 활용해 문제를 출제해야 한다"며 "교육부는 모든 시도교육청에서 평가기준이 평가과정에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도록 홍보하고 교사 연수를 진행해 학교에서 평가기준에 근거해 시험 문제를 출제하도록 안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를 국정 목표로 내세운 만큼 조속히 학교 수학 평가를 개선해 수포자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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