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 80% 현장실습 받을 때 여학생은 39%
인권위 "여학생 현장 실습 비중 늘려야"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해상 근무 선원 여성 비율이 0.17%에 그칠 정도로 해운 분야에서 남·녀 차별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련 대학 여학생은 남학생과 비교해 현장실습 기회가 현저히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따르면 현재 취업 선원 총 3만3565명 중 해상 분에서 근무하는 여성은 50~60명에 불과하다. 취업 선원 0.14~0.17%만 여성인 것이다.
인권위는 해사대학 입학 단계부터 여학생 정원을 15%로 제한하고 해운사도 현장실습 및 채용 시 여성을 선호하지 않는 관행 때문에 여성 비율이 낮다고 분석했다.
인권위가 국립인 A대학 승선실습 현황을 조사한 결과 남학생 80%는 현장 실습을 했다. 반면 여학생 39%만 현장 실습을 했다고 인권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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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호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
관련 대학과 해운업계는 선박 내 여성을 위한 시설이 미비하고 여성은 취업 후 1년 안에 퇴직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여성의 현장 실습 비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해운사 등이 주장하는 여성 조기 퇴직률이 실제로 검증된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특히 해운 분야에서 남학생을 선호하는 실습과 채용은 관행이라며 눈감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인권위는 "이런 관행은 여성이 해운 분야 노동시장에서 체계적으로 배제되는 구조를 공고히 한다는 점에서 여학생의 현장 실습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A대학에 권고했다.
인권위는 또 A대학을 관리·감독하는 해양수산부에는 "해운 분야 성평등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국내 선박의 내부시설 현황을 점검하고 해기면허 소지 선원에 대한 성별 통계를 구축하는 등 실질적 개선 방안 및 정책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권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