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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세종~포천 고속道, '국내 첫 설계속도 140㎞' 된다…준공은 지연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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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속도 기준 상향 무산 후 위기 딛고 시범구간 적용
안성~용인, 미래도로 여건 확인…운영은 경찰청 협의
세종~연기 계획변경에 지연 우려…"세종시 급성장"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제2경부고속도로로 불리는 세종~포천 고속도로의 일부 구간이 국내 첫 시속 140㎞ 설계속도로 건설된다. 지금까지 고속도로 설계속도는 시속 110~120㎞다. 

당초 정부는 설계속도 기준을 높이고 이를 해당 고속도로에 적용하려 했다. 하지만 이후 기준 변경이 보류되며 설계속도 140㎞/h(시) 도입도 무산될 위기였다. 하지만 정부는 기존 제도 아래에서 140㎞/h를 적용하는 시범 구간을 설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기존 계획을 수정해 일부 구간 차로 확장을 추진하면서 사업 속도는 느려질 우려가 높아졌다.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일정이 늦어짐에 따라 올해 예산도 감액된 상황이다. 경부·중부고속도로 혼잡을 완화할 핵심 도로건설 사업인 만큼 정부는 공정관리 등을 통해 지연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총 사업비 협의에 이어 추후 절차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2024년 6월로 예정된 준공 시점은 변동될 가능성이 커졌다.

◆ 안성~용인 최고 설계속도 적용 첫 도로…기준 변경 무산 후 위기 딛고 사업 추진

20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세종~포천 고속도로 중 안성~용인(32㎞) 구간에 설계속도 시속 140㎞를 적용한 건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속 140㎞는 역대 최고 설계속도를 적용한 것으로 국내 첫 시도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설계속도 시속 140㎞ 도로를 건설할 계획"이라며 "건설기술은 물론 자동차 성능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지는 추세를 감안, 우리나라도 독일의 아우토반같은 속도제한을 최소화하는 도로를 만들 수 있는지 가능성을 보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고속도로 설계속도를 시속 140㎞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관련 설계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용역도 진행했다. 하지만 이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백지화됐다. 소요 시간을 단축하고 교통 체증을 해결하는 등 경제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는 반면 교통안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안전속도 5030(도심 50km/h, 이면도로 30km/h로 속도 제한)' 등 문재인 정부의 교통사고 대책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국토부가 추진했던 설계속도 기준 상향이 무산되면서 세종~포천 고속도로의 설계속도 상향도 좌초되는 듯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최근 기존 제도 틀 안에서 시범사업 형식으로 설계속도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설계속도 상향 없이 높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근거는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이다. 해당 규칙에는 평지·산지 각각 120㎞/h, 100㎞/h 이상 설계속도를 맞추도록 규정돼 있다. 설계속도를 높이려면 도로 포장기술이나 직선화 공법 등이 필요해 비용 상승으로 직결된다. 예산 배정을 놓고 매번 기재부와 씨름하는 데다 운영속도를 담당하는 경찰청과도 협의해야하는 것이 제약으로 작용하면서 모순적이지만 최저 기준이 고속도로 설계속도의 기준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최저 기준을 초과하는 설계속도를 적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안성~용인 구간을 제외하고 모든 고속도로는 1979년에 정해진 이 기준을 충족하거나 더 낮은 설계속도가 적용돼 있다.

다만 운영상 제한속도를 경찰청이 관할하고 있기 때문에 차들이 실제로 설계속도 수준까지 달리는 것을 합법화할지는 협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설계속도를 초과하면 안전을 보장하기 어려운 현 도로의 한계를 보완하고 지금보다 높은 속도로 달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보자는 게 시범구간의 목표다. 경찰청은 고속도로 구간 특성에 따라 시속 80~110㎞를 제한속도로 규정하고 있다. 설계속도가 대폭 완화된 해당 구간에 제한속도를 일부 완화할지는 부처 간 논의에 달렸는데 새 정부의 규제완화 기조를 감안할 때 완화된 제한속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시속 120㎞ 제한속도 상향을 점치고 있다. 

 ◆ 세종~연기 4차로→6차로 변경 재검토 지연…환경영향평가 등 추후 절차로 준공 일정 불확실성 ↑

국내 최고 설계속도를 적용한 고속도로가 완성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가 전체 6차선으로 설계된 전체 구간 중 유일하게 4차로로 계획된 세종~연기(16.7㎞) 구간을 6차로로 확장하는 사업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해당 변경안에 대해 작년 6월부터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에 들어갔다.

문제는 1년 가까이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 적정성 재검토는 6~9개월 내 마무리하도록 돼 있지만 검토가 길어졌다. 작년 말 코로나 확산으로 KDI 연구가 지연된 데 더해 내실 있게 검토하는 과정으로 파악된다. 다만 국토부는 내달 말 또는 늦어도 7월 초에는 재검토 결과를 받아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DI는 추후 확장공사시 발생하는 매몰비용에 대해 상당부분 인정하고 있고 기재부 역시 비슷한 입장으로 알려졌다.

반면 재검토 일정이 지연되면서 올해 반영됐던 예산이 일부 삭감돼 공사 지연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정부가 제출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는 전체 세종~포천 구간 중 세종~안성 건설사업의 올해 예산(3102억원)의 9.2%인 286억원이 줄었다. 사업 변경 구간의 공사비(857억원) 중 4개월분에 해당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정부안대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올렸다. 다만 총 사업비(3조1841억원) 대비로는 0.9%로 미미한 수준이어서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부 역시 공정관리 등을 통해 지연된 일정을 최대한 만회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사업계획 변경에 따른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총 사업비 협의에 이어 환경영향평가 변경검토 등 추후 일정에 불확실성이 남아있어서다. 이에 따라 2024년 6월로 예정된 준공 시점은 변동 가능성이 커졌다.

해당 구간 차로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세종시의 급성장 때문이다. 10년 뒤 교통량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돼 6차로로 확대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10년 뒤 확장공사를 추가로 진행하면 비용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 애초에 건설할 때부터 차로를 늘리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사업 변경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해당 구간은 단순 도로가 아니라 교량, 터널이 있어 추후 확장공사를 하면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며 "이에 따른 매몰비용이 발생하고 교통량을 분산해야 하는 문제 등으로 안전상 우려가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서울~포천 고속도로 중 재정사업으로 진행되는 세종~구리 구간은 제2경부고속도로 불릴 만큼 국가 기간교통망 구축의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안성~구리 구간은 2016년 착공해 이달 기준 공정률이 59% 수준이다. 준공은 내년 말 목표다. 구리~포천 구간은 민자사업으로 2017년 개통돼 운영되고 있다.

이번 추경에서 예산이 삭감된 세종~안성 구간의 경우 2019년 12월 착공에 들어가 공정률이 11%다. 앞서 2008년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가 결정된 이후 민간투자사업(민자)으로 추진됐지만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 2017년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성 강화 측면에서 재정사업으로 변경돼 사업 속도를 높였다.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기술이 적용돼 운전자에게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제공해주는 고속도로가 될 예정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세종~포천 구간의 연간 사회적 편익은 연간 8640억원, 일자리 창출 7만1000명, 생산유발효과는 14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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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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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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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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