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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 산업부 이창양 후보자 9일 확정…사외이사·꼼수 이직 쟁점

기사입력 : 2022년05월03일 15:27

최종수정 : 2022년05월03일 15:27

9일 청문회 개최…이해충돌 논란
기업 자문위원 활동내역 미제출
칼럼 문제 제기되자 블로그 폐쇄
국비유학 스펙 쌓고 꼼수 이직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오는 9일로 확정됐다.

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가 산업 관련 주무부처 장관으로 사외이사 경력이 있는 것에 대한 이해상충 우려와 과거 출산 기피금 칼럼 논란에 따른 블로그를 폐쇄 등 각종 논란에 대한 검증이 이뤄질 전망이다.

3일 국회와 산업부에 따르면 여야는 이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열고 이창양 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계획서를 채택했다. 그동안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과 상임위 법안심사 등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여야가 우여곡절 끝에 상임위를 열어 청문회 일정을 9일로 확정한 것이다.

◆ 사외이사 '이해충돌' 소지…기업 자문위원 활동이력 국회 미제출

우선 이 후보자가 여러 기업에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재직에 대한 보수를 건넨 기업들의 사업 분야가 산업부와 밀접하게 관련돼 '이해충돌'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정부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이창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가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자리하고 있다. 2022.04.11 photo@newspim.com

이 후보자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TCK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를 지내며 총 7억85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지난달 인수위 간사로 위촉된 뒤에도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로 재선임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19일 코로나19 자가격리 후 첫 출근길 기자들의 사외이사 관련 질문에 "사외이사와 장관직 수행은 전혀 별개"라며 "경영대 교수가 기업 경영을 아는 것은 교육과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후보가 2009년 5년간 사외이사를 맡은 TCK가 일본 전범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점도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TCK는 일제 강점기 전쟁물품을 납품한 전범 기업인 도카이카본이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이다. 도카이카본은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위원회가 발표한 299개 전범기업 명단에 포함된 바 있다.

또한 10년 가까이 여러 사기업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억대 보수를 수령했지만 관련 경력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은 것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20일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의원은 "과거 글이 인사청문회에 문제가 될까 블로그도 폐쇄한 이 후보자는 사모펀드와 LG 등 사기업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억대의 소득을 올린 사실까지 숨겼다"며 "인사검증을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의심되는 만큼, 향후 청문회에서 엄중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실이 카이스트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SK하이닉스에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경영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연간 6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LG경영개발원에서도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사업 관련 주요 이슈에 대한 자문을 제공한 대가로 월 500만원씩을 수령했다.

◆ 칼럼 논란되자 블로그 폐쇄…문제될 만한 기록 삭제 의혹

이 후보자의 과거 글들과 블로그 폐쇄 문제도 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의 '출산 기피 부담금'을 도입하자는 취지의 칼럼이 논란이 됐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블로그 초기화면 [자료=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실] 2022.04.18 fedor01@newspim.com

그는 지난 2010년 해당 칼럼을 통해 "경제학적으로 접근한다면 경제력이 있으면서도 출산을 기피하는 데 부담금을 도입하는 것이 의미 있는 정책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이 비판을 받자 이 후보자는 "경제학적 이론을 소개한 정도로 현실적으로는 실현될 수 없다고 명기했다"고 해명했다.

과거 글로 논란이 일자 이 후보자는 지난 2008년 개설한 자신의 블로그의 모든 글을 삭제한데 이어 블로그를 완전 폐쇄했다. 사실상 청문회를 앞두고 문제가 될 만한 과거 기록을 전부 없앤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은 이 후보자의 블로그 폐쇄에 대해 "블로그 삭제 꼼수를 즉각 중단하라"며 "고의적인 검증 회피이자 파렴치한 증거인멸 행위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후보자 지명 이후 글을 감춘 것도 모자라 이제는 블로그 자체를 폐쇄해 버렸다"며 "청문회를 앞두고 '블로그 삭제'라는 꼼수나 부리는 후보자가 국무위원으로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청문회에서 문제제기를 예고했다.

이 후보자는 블로그 폐쇄에 대해 "2007년 세계 경제위기 때 학생과 그 과정을 공유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방문자도 거의 없어 학기 시작 전 비공개하고 지우고 있었는데 불필요한 논란이 일고 일부 가족 관련 내용도 있어서 닫았다"고 해명했다.

◆ 국비유학으로 스펙 쌓고 꼼수 이직…교수 이직 후 고소득 논란

또한 이 후보자가 상공부(옛 산업통상자원부) 재직 시절 '국비 유학'으로 학위를 취득한 뒤 5개월 만에 퇴진하며 제도를 의도적으로 악용했다는 의혹도 청문회에서 지적될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상공부 사무관으로 재직하던 1993년 7월 국외 훈련 유학길에 오른 이후 2차례의 유학 휴직을 거쳐 총 3년 4개월 동안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1999년 7월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산업자원부로 복직했지만 5개월 만인 같은해 12월 퇴직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은 이 후보자의 국비유학 시작 시점부터 계산한 정부 근무 기간이 유학 기간보다 짧은 3년 3개월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이 후보자는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를 거쳐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가 됐다. 김 의원은 "국비유학으로 스펙을 올린 후 '꼼수 이직' 하며 사익 추구를 한 이 후보자의 도덕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며 "국민 세금으로 학위를 취득한 뒤 곧바로 이직해 교수 연봉에 대기업·사모펀드 자문위원 급여까지 연 3억원이 넘는 소득을 올렸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유학 기간 중 국비 지원을 받는 의무 복무 기간은 2년이었고, 나머지 1년4개월은 자비로 유학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2000년 카이스트 교수로 이직한 후 연 소득은 3억원에 미치지 못한다"며 "특히 국립 카이스트에서 22년간 기술 혁신 연구와 후학 양성으로 국가 발전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fedor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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