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조금 기다려보자' 분위기…대통령 뜻 알지 못해"
"검찰, 책임이 먼저…권한 요구는 그 다음에 해야 설득력"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김오수 검찰총장의 사직과 관련해 "청와대에 전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내가 좀 갖고 있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18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출근길에서 김 총장 사직 관련 질의에 이와 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2.04.14 kilroy023@newspim.com |
박 장관은 '김 총장의 사의 표명을 언제 전달받았느냐'는 질문에 "어제 (사의 표명이) 공표됐는데 그 이전에 받았다"며 "정확한 날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김 총장이 미리 조율한 것은 없느냐'는 물음에 "법무부 장관과 검찰과의 관계에서 제가 지금 조율의 대상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총장의 고뇌를 잘 알고 있다"며 "특히 오늘 법사위(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하는 날이었는데 휴일인 전날 사표 제출을 공개한 고뇌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김 총장의 사표가 청와대에 전달됐느냐'는 질의에는 "제가 좀 갖고 있으려고 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사표를) 공개한 것은 어제였고 청와대도 알고 있다"며 "전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김 총장과 통화한 사실을 전하며 "(김 총장이) 취임 시부터 말씀하셨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제가 충분히 이해하고, 어제 대화에서 그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김 총장의 문재인 대통령 면담 요청과 관련해선 "대통령께서 (요청을) 거절한 바 없다"면서도 "청와대 분위기는 '어찌 됐든 조금 기다려보자' 그런 분위기로 제가 알고 있다. 대통령의 직접적인 뜻은 제가 알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박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검사의 영장 청구권을 명시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지적과 관련해 "헌법 제12조 신체의 자유 조항과 검찰총장 임명은 국무회의 심의 사항으로 돼 있다"며 "(법사위에서) 그 두 조항을 말씀드렸고 그렇게 이해해달라"고 했다.
그는 이날 열리는 긴급 전국 고검장 회의와 19일 예정된 전국 평검사 회의에 대해선 "어려울 땐 누구든 의무와 책임을 강조하면서 권한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더 설득력이 있지 않겠느냐"며 "지금은 책임이 먼저고 권한을 요구하든 유지하든 하는 것이다. 앞뒤가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kintakunte8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