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군 사망 속출 유념해야"
"치료제 보편화·고령환자 대비"
"신종변이 발생…재유행 올 것"
[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이르면 이달 중순에는 거리두기가 완전히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 가을 신종변이가 재유행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방역당국도 이른바 엔데믹(풍토병)으로의 이행과 집단면역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 탓에 코로나19는 여전히 예측하기 힘든 감염병으로 인식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당장 치료제를 비롯한 의료 체계의 안정성 확보 등 보완해야할 부분은 산적했다. 방역완화와 일상회복은 언젠가 가야할 길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으나, 유행 예측이 안 되고 위중증 환자·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아직은 낙관할 단계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 엔데믹 성급…"치료제 확보·의료체계 정비 최우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감소세로 돌아서 정점을 지났다는 해석이 나오는 반면, 사망자·위중증 환자 수는 소폭 줄었어도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 치명률이 감당할 만하다지만 일평균 사망자 300명대 중 90% 이상이 60세 이상인 점에서 고령자에는 매우 위협적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가 1159명,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65.6%로 집계된 17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서북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전날보다 22만617명 늘어 역대 최다인 62만1328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역시 429명으로 폭증하며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2022.03.17 mironj19@newspim.com |
전문가들은 철저한 준비로 희생자를 최소화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위험 확진자가 적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사망자가 쏟아지고 있다"며 "먹는 치료제 적극 처방으로 중증·사망자를 줄여 의료체계 안정화에 집중해야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요양시설 확진자는 경증이라도 신속하게 먹는 치료제를 처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백신이 언제까지나 답이 될 수 없는 만큼 스텔스 오미크론에도 효과 있는 걸로 보고된 이부실드도 서둘러 도입, 현장 투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미생물학교실 명예교수는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의 경우 조기처방 시 중증화 방지·사망자 감소에 효과적인 만큼 부담 없이 구할 수 있도록 점차 개선돼야한다"며 "사망자가 많아 당장 엔데믹은 될 수 없고, 의료체계 재점검으로 인명피해를 줄일 때"라고 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고위험군 사망자 지속발생 등 희생자가 나오는 점을 각별히 유념해야할 것"이라며 "고위험군 보호조치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다수 사망자가 고령층에서 나오고 있어 정부는 요양병원·시설을 집중 관리, 사망률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 유행 예측 불가…"재조합 새 변이 출현 주의보"
오미크론(BA.1)과 스텔스 오미크론(BA.2)이 합쳐진 XE 변이, 델타크론 등 재조합 변이의 국내 발생 사례는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으나,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당 변이의 전파 속도나 치명률, 백신 효과 등 전 세계적으로 구체적인 분석 정보가 부재하면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신규 확진자가 역대 두 번째인 49만881명으로 집계된 2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이날 누적 확진자는 1044만7247명으로 1000만명선을 넘어섰다. 2022.03.23 mironj19@newspim.com |
전문가들은 퍼질수록 변종 진화하는 바이러스 특성상 신종변이의 등장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우리나라에서 짧은 시간에 많은 확진자가 나온 점으로 미뤄 국내에서도 새 변이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과 함께 조만간 또 다른 변이가 창궐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2년여 간 알파·델타, 오미크론까지 5개 변이가 평균 6개월 간격으로 등장했다"며 "올해 여름 또는 가을쯤 새 변이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향후 코로나19의 반복 재유행은 피할 수 없다"고 봤다.
정 교수는 "새 변이 등장시점이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새 변이 등장에 대비해) 치료제를 보편적으로 쓰고 요양병원·시설, 중환자 의료체계가 버틸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유행의 예측이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지난달 28일 브리핑에서 "아직 국내에서 델타크론 등 재조합 변이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유행이 큰 규모로 진행 중인 만큼 발생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며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변이 대응 체계를 확고하게 유지·운영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