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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당일 숨진 배달노동자…노조 "교통사고 아닌 '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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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배달노동자 죽음 막을 수 있는 대책 필요"
배달 노동자 사망자 5년 사이 9배 증가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3월 9일 대통령 선거가 있던 날, 쉬는 날이며 더 많아지는 배달 주문에 고인의 휴대폰에 쉴 새 없이 주문 콜이 울렸을 겁니다. 지난해 8월 선릉역에서 배달 노동자가 사고로 돌아가셨을때 남의 일 같지 않다며 고인은 그날도 조심 또 조심하며 오토바이를 몰았을 겁니다. 그런데 사고는 그를 예외로 하지 않았습니다."

신호 위반한 택시에 부딪혀 숨진 배달 노동자를 기리는 노제가 25일 서울 강남구 교보타워 사거리에서 열렸다. 노제를 주최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는 이번 사고를 산업재해로 규정하고 배달 노동자의 반복되는 죽음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고 조병철(62) 씨는 지난 9일 교보타워 사거리에서 배달 업무를 하던 중 신호 위반한 택시에 치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난 20일 숨졌다. 노조는 조씨의 장례를 노동조합장으로 치른 뒤 이날 발인과 노제를 진행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코로나 시대 길거리에는 배달 오토바이가 넘쳐나고 배달노동자는 1년에 2번은 사고를 당한다고 한다"며 "여기에 있는 어느 누가 다음 번이 되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 현실에서 우리는 일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플랫폼 업체는 각종 프로모션으로 주요 시간대에 빠른 배달을 유도하는데 수수료가 월급이니 한 건이라도 더 하기 위해 서둘러 오토바이를 몰아야 한다"며 "사고가 나면 그 책임은 우리의 몫이고 도로 위의 약자 배달플랫폼 노동자는 오늘도 인생을 걸고 배달을 한다"고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배달 노동자의 반복되는 죽음은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라 산재임을 증명한다"며 "배달 플랫폼사의 속도 경쟁으로 인한 배달 노동자들의 죽음을 투쟁으로 바꾸는데 민주노총이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가 25일 서울 강남구 교보타워 사거리에서 고(故) 조병철 배달노동자 노제를 열었다. 고인은 지난 9일 교보타워 사거리에서 운행 도중 신호 위반 하던 택시와 충돌해 지난 20일 사망했다. [사진제공=민주노총] 2022.03.25 filter@newspim.com 

코로나 장기화로 배달 노동자의 숫자는 매해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법과 제도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일부 법 개정 등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현행 근로기준법상 배달 노동자는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법의 테두리에 들지 못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2021년 산업재해 사고사망 현황'에 따르면 배달 노동자 사망은 최근 5년 사이 9배가 늘었다. 2017년 2명, 2018년 7명, 2019년 7명에서 코로나가 국내에 유입된 2020년에는 17명, 2021년에는 18명으로 폭증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유족이 보험금을 신청한 숫자다. 산재보험에 들지 못하거나 유족이 없는 노동자는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 일반 노동자와 달리 배달 노동자는 산재보험 등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많지 않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홍창의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 지부장은 "코로나로 배달노동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고 정부는 우리를 필수 노동자로 분류했지만 사회는 우리를 '딸배'라고 부르고, 안타까운 사고가 나도 조롱과 멸시의 댓글로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국민의 생명 안전과 사회기능 유지를 위해 일하는 필수 노동자"라며 정부에 안전배달제 도입 ▲배달공제조합설립 및 예산반영 ▲사고사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 등을 제안했다. 노제를 마친 노조는 고인의 운구차를 따라 서울 추모공원까지 오토바이 100대와 함께 행진했다.

한편 노조는 다음달 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있는 금융감독원 연수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월 2일에는 500명 규모의 오토바이 행진도 진행할 계획이다.  

filte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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