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분은 망자의 집...새 지붕을 얹는 의미로 해석"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울진산불' 9일째인 12일, 산림당국이 진화헬기 84대와 진화인력 3242명을 집중투입, 북면 덕구리 응봉산 일원에서 확산되는 큰 불 진화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긴급 대피했던 산불피해지역 주민들이 속속 귀가하면서 피해상황을 점검하는 등 일상으로의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이번 산불로 이날 오전 10시 기준 1만8000여ha의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잠정 집계된 가운데 북면과 죽변면, 금강송면, 울진읍 등 화마가 할키고 간 4개 읍면의 마을 주변 야산 곳곳에 모셔 놓은 분묘도 대부분 산불에 타는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울진산불'이 9일 째 이어지면서 산림 약 1만8464ha가 소실되거나 영향을 받고, 주택 351채를 포함 시설물 748개소가 전소되거나 소실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전수조사 후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산불피해 주민들이 산불에 까맣게 탄 조상 산소를 찾아 봉분 위에 잘게 썬 볏짚을 뿌려 놓고 있다. 2022.03.12 nulcheon@newspim.com |
분묘가 대거 연소피해를 입자 화마를 피해 긴급대피했다가 귀가한 피해주민들은 먼저 조상 산소로 달려가 산불 피해를 입은 분묘를 갈무리하고 약식의 고유제(告由祭)를 지내는 등 각별한 정성을 쏟는 모습이다.
이 중 산불에 탄 봉분에 볏짚을 잘게 썰어 덮어주는 민속이 눈길이 끈다.
전 모씨(75, 화성리)는 "산불이 들이닥쳐 맨 몸으로 대피했다가 사흘만에 집에 돌아와 가장 먼저 조상 묘부터 찾았다"며 "산불에 봉분이 타면 예부터 주(酒)·과(果)·포(脯)를 장만해 고유제를 드리고 볏짚을 잘게 썰어 봉분을 덮어주는 풍속이 전한다"고 말했다.
전씨는 "봉분은 망자가 거처하는 집과 같은 곳"이라며 "볏짚을 썰어 봉분을 덮어주는 것은 불에 탄 지붕을 새로 교체하는 의미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울진지역은 산림 약 1만8464ha가 소실되거나 영향을 받고, 주택 351채를 포함 시설물 748개소가 전소되거나 소실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산불 진화가 마무리되고 울진군의 피해조사 접수와 전수 조사 결과가 나오면 피해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림과 주택 연소 등에 따른 잿불 등의 유입으로 지하수 오염과 해양생태계 파괴에 따른 마을공동어장 피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잿가루와 연기 등에 의한 호흡기질환 등 2차 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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