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인원·영업시간 확대 계획
폭증세 속 '정점 버틸까' 우려
거리두기 조정 4일 발표 가능성
[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기에 완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아직 정점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있지만,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3일 "거리두기 조정을 두고 일상회복지원위원회와 방역의료분과위원회를 비롯해 중앙 부처와 지자체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표 시점도 미정"이라면서 "내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거리두기 조정 내용이 포함될 지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열린 방역의료분과위 회의에서는 오는 13일까지인 현행 '사적 모임 6인·영업 제한 오후 10시'를 '8인·11시', '10인·12시'까지 완화하는 안이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거리두기 조정안은 4일 중대본 회의에서 최종 확정해 발표할 전망이다.
이에 관련 강한 전파력 대비 독성이 약한 오미크론 특성상 계절 독감(인플루엔자) 수준 관리로의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지만, 방역 전환 시점이 빠르다는 의료계 지적도 쏟아졌다.
방역당국은 유행 정점을 이달로, 신규 확진자를 최대 35만명까지 예측했다. 다만 여전히 오미크론 확산의 끝을 내다보기 힘든 데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낮아지는 치명률에 반비례해 하루 사망자 수는 연일 최대치를 찍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새 8만명 늘어난 21만9241명 발생한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사망자는 96명 발생했다. 2022.03.02 kimkim@newspim.com |
방역당국에 따르면 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9만8803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전일 21만9241명보다 약 2만명 줄었다. 삼일절 휴일 검사 건수가 적었던 영향으로 판단된다. 방역당국은 유행 정점에 가까워지면서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더블링되던 확산 속도가 지난주 중반 이후부터는 일주일 전 대비 1.3배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통상 확진자 수와 2주가량 차이가 나는 중환자와 사망자 수는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766명으로 전날보다 4명 늘며 나흘째 700명대를 기록했다. 사망자도 역대 최다인 128명으로 집계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오는 9일 코로나19 중환자가 1200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이달 중순 최대 2750명에 이를 거란 전망도 있다.
손 반장은 "전문가 시뮬레이션에서 위중증 환자는 2200~2500명 사이 정도를 최고치로 잡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정점 규모나 위중증 범위가 다소 넓지만 이 수준이면 현재 확보한 중증·준중증 환자용 병상 6000개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고 말했다.
여전히 오미크론 정점 시기, 정점 이후 사망·위중증자 수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오미크론의 낮은 치명률을 감안할 때 거리두기 강화에 대한 효율성 자체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해 모임 인원 8인 또는 10인, 영업제한 오후 11시 또는 12시로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일상위의 경제 분야 위원 측은 영업시간 전면 폐지까지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부겸 국무총리 겸 중대본부장은 이와 관련, "어제 분과회의에서 여러 논란이 많았다"며 "감염병 전문가들은 지금 반대하고 있지만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몇 달째 방치하는 꼴이라서 뭔가 조정을 해야 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높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전국적으로 방역패스를 중단시켰고 확진자 동거 가족 격리의무도 없앴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제 유행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바이러스가 널리 퍼져 정점 시기를 당기고 유행 기간을 단축하는 대신 희생자는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자영업자 표를 의식한 방역 완화 추진이라는 비판도 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