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건보 보장 확대' 한 목소리
재원 등 청사진 빠지고 차별화는 미흡
안철수 "4차 병원 건립·정신건강 건보"
심상정 "공공의대 설립·반려동물 건보"
[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오는 3월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권에 도전장을 내민 여야 후보들이 저마다 보건의료 분야 공약을 내놓으며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공공병원 확충'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의료 공공정책 수가 도입'을,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보건의료 인력 확충'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국가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 등을 각각 내세우며 서로가 보건의료 대통령의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이들 후보는 큰 틀의 공공의료 강화 방향성 제시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각 후보들이 약속한 공약 대부분이 핵심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계획을 찾아보기 어려운 데다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하는 것이어서 그 실현 가능성을 놓고는 논란이 예상된다.
◆ 너도나도 '공공의료'…접근방식 이견
이재명 후보는 전국 70개 중진료권별로 공공병원을 1개 이상 확보하고 중증질환 치료 병원이 부족한 지역에다 국립대병원을 신축 또는 증축하겠다고 약속했다. 필요하다면 민간병원을 인수해 공공의료 역할을 맡기고 보건소도 확충해 국가 주도로 의료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필수 의료인력 확보 차원에서 인력 양성을 위한 국립보건의료전문대학원 설립과 의대가 없는 지역에 의대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지역의사제·지역간호사제 도입과 함께 지방의료원의 의료 인력 확보와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공공임상교수제도 도입도 대안으로 내세웠다.
윤석열 후보는 민간병원의 음압병실, 중환자실, 응급실 설치·운영비용을 공공정책 수가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필수의료분야인 중증외상센터, 분만·신생아실, 노인성질환치료시설에도 공공정책 수가를 순차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팬데믹 대응 관련 분야를 시작으로 공공정책 수가를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간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는 지역 국립의대 분원 설립, 원격의료 시행, 닥터헬기 운용 지역 전국 확대를 제시했다.
안철수 후보는 국가중앙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을 통한 공공의료체계 구축을 내세웠다. 질병관리청에 상응하는 현장 의료대응 컨트롤타워로서 4차병원 수준의 국가중앙감염병전문병원을 건립해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민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공공의료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심상정 후보는 공공병원 확충과 더불어 국립중앙의료원에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을 설치하고 중앙의료원과 지방의료원을 묶은 단일 공공의료체계 구축 공약을 내놨다. 공공의료·보건의료인력 확충을 위해 국립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하고 공공의대 설립으로 공공 의사·간호사 양성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의료인력 생명안전수당 도입 등도 약속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열린 복지국가실천연대 간담회 - 청년 그리고 사회복지사를 만나다 행사에서 청년사회복지사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2021.12.28 photo@newspim.com |
◆ 건강보험 보장성 늘려 '소확행' 정책 설계
후보들은 2040세대 표심을 잡기 위한 생활밀착형 공약도 경쟁적으로 내놨다.
이재명 후보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 중 하나로 탈모약의 건보 적용을 내세웠다. 탈모는 신체 완전성의 문제로 '탈모 치료가 곧 연애고 취업이고 결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난임부부 조기검사·약값 급여화, 임플란트 적용 확대, 현역병 상해보험 확대 등도 곁들였다.
이에 뒤질세라 윤석열 후보는 임신성 당뇨·성인 당뇨 환자의 '연속 혈당 측정기(현재 소아 당뇨 환자만 건보 지원)' 구매 비용을 건보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임신·출산 전 여성 검진 지원 확대, 남성 난임 검사 비용무료, 군 장병 대상 이동형 원격진료 확대, 의료기관 급여 수급자 확인 의무화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사회복지사협회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1.18 leehs@newspim.com |
안철수 후보는 정신건강 의료비 90%를 건보 보장하고 전 국민 건강검진에 정신건강 검진을 추가, 우울증 고위험군 연계 치료 추진을 약속했다. 감기 등 경증질환 지원을 축소하는 대신 약값이 높은 중증질환 위주로 지원을 강화하는 방식의 '문재인 케어 개편' 공약도 내놨다. 탈모약의 경우 복제약 가격을 낮춰 저렴한 처방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심상정 후보는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심상정 케어'를 공약했다. '건보 하나로 국민 1인당 1년 병원비 부담 100만원 상한제'가 핵심이다. 한도 내에서 탈모·비만·여드름·코골이·안경 등을 모두 건보로 해결하는 것인데 재원을 연간 약 10조원(간병비 별도)으로 추산했다. 최근 반려동물 건보·장례식장 확대를 비롯해 반려동물 의료비 소득공제 공약도 내놨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러한 공약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신뢰 내지는 진정성에 의문부호를 던지고 있다. 현실성 떨어지는 공약들이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탓에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이나 구체적인 청사진이 빠져 있어 대선 승리만을 위한 땜질식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쏟아진다. 무엇보다 공공의료 관련 공약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