넙치산업 경쟁력 강화로 2030년 시장규모 8110억 목표
신소비문화 맞춤형 산업재편...간편식·선어회 생산 확대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국민횟감' 넙치(광어)산업이 환골탈태한다. 횟감을 넘어 간편식과 가공원료 등 연관산업 육성을 통해 시장규모를 2030년까지 현재 3500억원에서 8100억원대까지 확대한다.
해양수산부(장관 문성혁)는 코로나19 장기화와 국민소비행태 변화 등을 고려한 넙치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수립했다고 3일 밝혔다.
해수부는 넙치관련업·단체와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2030년까지 넙치 간편식과 가공원료 시장규모를 현재 4배인 1200억원까지 확대하고, 수출액은 3억달러(약 6배 증가)을 달성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넙치연관산업(넙치양식업을 제외한 넙치 종자와 약품, 사료, 기자재, 가공업 등 기반 산업) 규모를 현재 3545억원에서 8110억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넙치는 세칭 '광어'로 불리면서 명실상부한 대표적인 국민횟감으로 꼽힌다. 1980년대부터 2020년까지 약 2733배 성장했다. 1987년 20톤이던 양식 생산량은 2020년 4만3813톤에 이르렀다.
일본에 대한 수출 감소와 수입수산물 증가 등으로 최근 10년간 성장이 정체되고 있지만 양식넙치는 우리나라 해산양식어류소비의 65%를 차지하고,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비중있는 어종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장기화와 1인가구·고령인구 증가 등으로 횟집에서 여럿이 모여 넙치회를 소비하는 전통방식에서 벗어나 집이나 여행지에서 불편한 손질·조리 없이 간편식·선어를 배달소비하는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통 활넙치산업의 재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생선회 소비자의 51%가 집에서 소비를 경험(1200명 설문조사)했다.
여기에 최근 양식넙치의 수급 차질로 활넙치 물가가 상승하고 있어 소비자와 횟집운영자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9년 하반기에 넙치 가격폭락으로 경영에 심각한 피해를 입은 양식어가들이 소비위축을 우려해 양식물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넙치산지가격(1kg)은 2018년 3월 1만3809원에서 '넙치파동'을 겪으면서 2020년 3월 7777원까지 폭락했다. 이후 양식물량이 줄면서 오름세를 타고 2021년 12월에는 1만8600까지 올랐다.
해수부는 넙치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통해 ▲ 새로운 소비문화에 맞는 간편식 생산시설 구축과 상품 개발 지원 ▲ 온·오프라인 시장 확대 등 수요 다변화 ▲ 전주기 수급통합관리 ▲ 과학·데이터 기반 양식 전환 등을 통해 현재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양식넙치(광어)를 활용한 밀키트 [자료=해양수산부] 2022.02.03 fair77@newspim.com |
◆민·관 협력 수급조절로 안정적 물가관리 집중
우선 민·관 협력 수급통합관리를 통해 활넙치 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 정부는 종자입식‧생산‧유통‧소비 단계별로 별도로 행해지던 자료조사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사업으로 수산물 소비성향분석, 수산종자실태조사를 도입해 수급 조절을 위한 참고자료수집 폭을 넓힐 예정이다.
아울러 수산종자품질표시제 시범사업, 자조금 의무화 전환(2023년까지) 등을 통해 넙치양식어가의 우량종자 선택권과 수급조절역량을 강화한다.
민간은 수급조절을 위한 공동예비자금을 조성하고 가격급락 등 비상상황 시 정부의 수급관측을 토대로 민·관 협의를 거쳐 입식종자·어린 넙치 등을 시장에서 분리시키는 조치를 취하는 등 생산물량을 조절한다.
◆신소비문화 맞춤형 산업재편...간편식·선어회 생산확대
새로운 소비문화에 맞도록 전통횟감인 넙치를 손질이 필요하지 않은 간편식, 선어, 가공식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산업구조를 재편한다.
간편식·선어회용(대·중형), 어묵원료(중·소형), 펫사료(소형) 등 다양한 상품 개발을 지원하고, 식품원료가 되는 넙치원물이 일정한 규격으로 생산될 수 있도록 넙치 선어(필렛) 자동화가공센터를 수도권(인천)에 신규 건립(2022년, 30억원)하고, 점진적으로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소어가들이 생산한 양식넙치를 간편식, 선어회, 밀키트 등으로 제작해 온라인과 편의점 등에서 판매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넙치를 전통횟집뿐만 아니라 가정집, 캠핑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기호에 맞는 형태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게 된다.
산지가격이 급락해도 소비지에서 비싼 고정가격으로 소비해야만 했던 기존 생산-소비 구조도 점차 해소될 것으로 해수부는 기대했다.
양식넙치(광어)를 활용한 회 제품 [자료=해양수산부] 2022.02.03 fair77@newspim.com |
◆신시장 개척통한 수요 다변화...온라인 판매시장 개척
국내외 신시장 개척을 통해 수요를 다변화한다. 국내 최초로 넙치 ASC 인증 취득을 지원, 유럽 등 신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해외 유명 e-커머스플랫폼에 입점과 전략적인 시장조사를 지원할 방침이다. ASC는 수산양식협의회에서 개발한 국제인증으로 지속가능한 생산과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양식장을 대상으로 인증한다.
국내에서도 넙치요리 레시피 홍보, 상생할인 쿠폰 지원 등을 통해 중소 넙치 생산 어가를 위한 다양한 新상품의 시장 확대를 지원한다. 양식생산·가공·유통기업으로 구성된 연합조직을 지원하고, 생산부터 해외시장 진출까지 전담하는 국산넙치 선도협의체를 육성한다.
◆데이터기반 첨단양식...전통양식업 친환경·과학기반 전환
경험과 노하우에 의존하던 전통양식방식을 과학적 데이터 기반의 첨단 양식업으로 탈바꿈시킨다. 넙치의 유전체데이터를 기반으로 넙치의 성장, 체형, 질병 등의 품질을 검증하고, 불량종자를 사전에 파악하여 분리하는 기술을 개발(2022~2028년, 355억 2000만원/넙치 등 4종)하고 보급한다. 넙치양식장의 종자입식, 수질, 사료공급 등을 디지털 정보로 변환해 과밀양식을 방지하고 과학적인 운영으로 어류폐사, 사료과잉 사용 등에 따른 경영손실과 환경오염을 개선한다.
AI(인공지능)와 신재생에너지가 융합된 오염배출수가 거의 없는 차세대 순환여과양식 개발도 병행한다. 고품질 넙치사료 공급과 효율적인 백신접종을 위해 친환경 배합사료공장 건립(2028년까지)과 고도화된 백신접종프로그램 개발(2028년까지)도 신규 지원한다.
해수부는 넙치뿐 아니라 우럭(조피볼락), 뱀장어 등의 종자 확보, 물가관리가 필요한 주요품목에 대해 민·관 수급관리위원회 설립 등 관리체계를 마련해 주요 양식품목의 안정적 수급관리를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준석 해수부 수산정책실장은 "횟집에서 주로 소비되던 국산넙치를 어디서든 누구나 쉽게 소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생산‧유통‧판매 체계를 혁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fair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