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킹덤'을 이을 K-좀비물이 탄생했다. '학교'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번진 좀비사태는 여느 작품보다 긴장감을 유발한다.
넷플릭스에서 주동근 작가의 동명 웹툰 원작인 '지금 우리 학교는'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 고립된 이들과 그들을 구하려는 자들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을 겪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지금 우리 학교는'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2022.01.26 alice09@newspim.com |
작품의 공간은 학교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상 증상이 나타난 한 학생을 시작으로 원인 모를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학교 안팎이 좀비 바이러스로 함락되면서 극중 온조(박지후), 청산(윤찬영), 남라(조이현), 수혁(로몬)은 가장 가까웠던 친구가 좀비로 변하고, 서로를 공격하고 죽이는 상황을 목격한다.
가장 안전했던 곳이 위험한 곳으로 돌변하고, 학생들은 휴대폰도, 식량도 없는 고립된 곳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싸움을 이어간다. 주된 이야기가 좀비이긴 하지만 '지금 우리 학교는'은 단순히 좀비에 대한 이야기만 하지 않는다.
10대 학생들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현 시대에서도 문제로 꼽히는 학교폭력과 학교의 이미지를 위해 이를 묵과하는 어른들의 잘못에 대해서도 다룬다. 그리고 학교폭력은 이 작품이 시작된 근원과도 맞닿아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2022.01.26 alice09@newspim.com |
스포일러상 자세히 언급은 할 수 없지만,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의 근원을 정확하게 짚고 넘어간다. 이 부분이 타 좀비물과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고 유혈사태가 계속되지만 작품은 어둡게만 흘러가진 않다는 것도 특징이다.
10대 학생들이 모인 만큼, 심각함 속에서도 아이들의 밝은 에너지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져 나온다. 작품의 메가폰을 잡은 이재규 감독은 이러한 밸런스를 완벽하게 잡아냈다.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학생들의 재치를 살렸다.
신선하고 극적인 설정을 위해 이 감독은 신인 배우들을 대거 기용한 과감한 선택도 제대로 통했다. 좀비물은 기본기뿐 아니라 좀비로 변했을 시 몸을 써야 하기에 보다 높은 연기력을 요하지만, 작품 내에서 연기 구멍은 없다. 좀비로 변한 학생들의 연기도 나무랄 데가 없다.
각기 다른 캐릭터의 성질도 극에서 조화를 이루되, 하나하나 살아있다. 분노를 유발하는 이기주의자부터 풋풋한 짝사랑으로 질투심을 숨기지 못하는 인물의 성격과 모두의 생존을 위해 자신의 과감히 던질 수 있는 용감함을 내세운 캐릭터까지.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2022.01.26 alice09@newspim.com |
좀비물 내에서 10대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용서와 화해, 생존을 향한 갈망 등 다양한 감정들이 소용돌이치며 빠른 전개로 흘러간다. 또 '지금 우리 학교는'은 학교라는 장소가 줄 수 있는 공간을 모두 사용했다. 교실은 물론, 미술실과 과학실, 급식실, 보건실 등을 폭넓게 쓰면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배우들의 연기력, 탄탄한 스토리에 빠른 전개까지 3박자가 완벽하게 시너지를 내다보니 한 회차는 순식간에 지나간다. 여기에 다음 화를 궁금하게 만드는 엔딩 편집도 신의 한 수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은 총 12부작으로, 오는 28일 전 세계 동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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