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돌연 홍카콜라 라이브 출연하겠다 전달
금주 중 회동설은 '인사치레' 따라 나온 것
[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당내 내홍 봉합 후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원팀'을 위해 홍준표 의원에게 적극 구애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홍준표 의원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전격 지원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최근 두 사람의 회동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홍 의원 측에서 윤 후보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 보고 있고 홍 의원 역시 '뒤에서 돕겠다'며 백의종군을 여전히 강조했다.
11일 정가에 따르면 전날까지 윤 후보와 홍 의원의 금주 회동을 위한 추가 연락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준석 대표의 당대표 사퇴가 촉구되던 지난 6일 두 사람은 전화로 새해 인사를 하고 금주 중 만남을 기약했지만 이것이 인사치레였다는 데 무게가 쏠리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지난해 11월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2021.11.05 photo@newspim.com |
당시 홍 의원은 "이준석 대표 없이는 대선을 할 수 없다. 당이 파행이니 이 대표를 껴안아야 한다"는 조언을 했고 "다음 주쯤(6일 기준) 한번 시간을 내 보자"는 정도까지 대화를 나눴다. 윤 후보가 먼저 "홍 의원을 뵙고 싶다"고 하자 홍 의원이 "다음 주쯤 보자"는 의례적 화답을 한 것이다.
두 사람은 이전까지 직접 통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도 홍 의원의 참모에게 급작스럽게 찾아오겠다는 이야기를 전했던 상황이다. 두 사람의 통화는 약 두달 만에 이뤄졌다.
통화가 이뤄진 경위 역시 긍정적인 기류 속은 아니었다. 윤 후보가 홍 의원과 얘기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 라이브에 출연하겠다는 의사를 홍 의원 측에 전했기 때문이다.
당시 (6일 밤 의원총회에서 윤 후보와 이 대표가 화해를 하기 직전) 당의 잇따른 내홍, 이준석 대표에 대한 원내 의원들의 비토 정서가 강해지면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홍준표 후보로의 후보 교체론까지 대두됐던 상황이다. 그만큼 윤 후보의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홍카콜라 라이브 출연 의사를 전한 때는 윤 후보의 입지가 매우 불안했던 때다. 2030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홍 의원의 힘이 있어야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홍 의원이 운영하는 홍카콜라TV도 2030세대에게 큰 인기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의 금주 회동은 현재 상황에 비춰 성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홍 의원은 이미 대구 지역 선거대책위원회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간접적으로나마 윤 후보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표면상으로는 '두 사람이 원팀이 아니다'고 볼 수도 없다. 홍 의원은 윤 후보와 원팀이라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실질 협력에 대해선 '백의종군'이란 키워드를 계속해 고수 중이기도 하다.
다만 윤 후보와 통화를 하며 이 대표와 윤 후보의 화해에 일조한 것에 대해서는 "이준석 대표에게 고마운 마음을 늘 가지고 있다"는 말로 의미를 대신했다.
홍 의원은 윤 후보와 통화를 하고 며칠이 후인 지난 9일 청년의꿈에서 "26년간 이 당에 봉직하면서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대여 투쟁에 앞장섰으나 지난 총선 때 굴러온 돌에 발뿌리가 걸려 넘어진 일이 있다. 천신만고 끝에 일어섰으나 또 다른 굴러온 돌에 막혀 1년 4개월 동안 집에도 돌아가지 못하는 서러움도 겪었다"고 전했다.
또 "밖에서 지낼 동안 아무도 복당 문제를 거론치 않았으나 유일하게 이준석 대표만이 도와줬기 때문에 나는 이준석 대표에게 고마운 마음을 늘 가지고 있다. 비록 또 다른 굴러온 돌에 민심에서 압승하고 당심에서 참패해도 나는 이 당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와 함께 "그러나 더이상 이용만 당하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 힘을 합쳐 정권교체에 나가는 전선에 백의종군한다는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굴러온 돌' 중 하나는 윤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에 대한 전면 지원도 사실상 없을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대선 패배 시 자신에게 향할 책임론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같은 날 또 다른 글을 통해 "도와주더라도 뒤에서 도와주는 형식이 맞지 앞장서 총대를 메는 바보짓은 이젠 안 하려고 한다. 나서기 싫었던 탄핵 대선 때 나갔다가 당을 살려 놓으니 당시 상황도 무시하고 안철수 대표와 단일화를 안 해서 졌다고 덤터기 씌우는 사람들이 이 당과 한국 보수층들"이라고 일갈했다.
아직 두 사람의 추가 통화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홍 의원도 회동 가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역시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홍 의원 측 한 관계자는 "어쨌든 두 분이 두 달 만에 연락을 하지 않았는가. (두 사람의 회동 성사와 전격 지원은) 윤 후보의 노력에 달렸다"고 봤다.
윤 후보는 지난 6일 이후 홍 의원에게 따로 전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ime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