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립영등포노인센터 요양보호사들 "1년 단위 단기계약직이 절반 이상"
센터 노조 사무장 "노조 만들고 교섭 돌입하자 부당하게 계약해지해"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요양보호사들이 1년 단위로 채용과 계약해지를 반복하는 구립요양원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요양원은 숙련된 노동자가 필요한 공간인데 전체 요양보호사 중 절반이 넘는 인원을 1년 단위 단기계약직으로만 채운다는 이유에서다. 또 이들은 노조를 만들고 단체교섭을 시도한 노조 임원의 계약을 부당하게 종료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요양지부는 30일 오전 구립영등포노인케어센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숙련된 돌봄을 가로막는 단기계약 남발을 중단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구립영등포노인센터는 영등포구청이 위탁하고 굿피플 우리복지재단이 수탁해 운영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요양지부 관계자들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구립영등포노인케어센터 앞에서 '코로나 확진 발생, 집단감염 위기, 31일자로 요양보호사 해고하는 구립영등포노인케어센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12.30 mironj19@newspim.com |
노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안전한 돌봄을 제공하려면 무엇보다 요양보호사의 숙련도가 필수 요소"라며 "코로나19 전담케어를 위한 숙련된 요양보호사를 육성해도 모자랄 판에 센터는 단기계약과 해지를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센터는 전체 요양보호사 중 절반이 넘는 30여명을 1년 단위 단기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노조는 "센터는 어르신 돌봄환경 개선과 노동자 권리 쟁취를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어 단체 교섭 중인 노조 임원을 오는 31일자로 계약해지 통보한 데 이어 또다시 조합원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의료연대본부 구립영등포노인케어센터 분회는 지난 10월 8일에 설립됐다. 뒤이어 집행부를 선출하고 단체협약 요구안 설문을 진행하는 등 노조활동을 시작했으나 센터가 지난 11월26일 사무장 이모 씨에게 계약종료를 통보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이 씨는 "계약만료라고 흔히들 이야기하며 직원들에게 통보하는데 그 기준이 운영규정에도 없으며, 매년 변경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칙도 규칙도 없으며 일관성도 없이 센터 조직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 10월 노조 사무장을 맡게 돼 조합원의 목소리를 대변하게 됐다. 어르신 안전을 위해 요양보호사 인원 충원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요양원의 잘못된 운영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자주했다"며 "이게 정말 말 그대로 1년 계약직이라서 계약종료였을까 의심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곳 센터는 원장 개인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마다 해고를 밥 먹듯이 하고 있다" 한 사람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당한 계약종료에 굴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노조 역시 "구립요양원의 이름에 걸맞게 공공성을 강화해 어르신도, 요양보호사도 안전한 요양원이 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부당계약종료를 철회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하며, 성실하게 단체교섭에 임하라는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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