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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리차드3세' 장영남 "긴 호흡의 연극, 깊은 책임감으로 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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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장영남이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서 관객과 만난다. 황정민 주연의 '리차드3세'에서 엘리자베스 역으로 치열한 연기 열전을 펼친다.

장영남은 지난 28일 진행한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2018년 '엘렉트라' 이후 3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소감을 말했다. 20대 시절 모든 것을 바쳐 사랑했던 무대는 여전히 그에겐 갈망의 대상이다.

"늘 무대로 돌아오고자 하는 갈망이 있죠. 연극 '엘렉트라' 때도 그랬지만 개인적으로 매체랑 병행하고 싶지는 않은 욕심 아닌 욕심이 있어요. 그래서 더 미루게 된 것도 있고요. 공교롭게 이번에 작품 하나 마치고 나서 숨 돌리는 찰나에 대표님 전화를 받았어요. 몇 번 연이 닿을 법 했는데 못했어서 '이번엔 해야겠다' 불현듯 생각이 들었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연극 '리차드3세'에 출연하는 배우 장영남[사진=앤드마크] 2021.12.29 jyyang@newspim.com

장영남은 젊은 시절 이미 '리차드3세'에서 앤 역할을 맡은 적이 있다. 이후 세월이 흐르고, 이제는 엘리자베스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엘리자베스 왕비는 리차드3세의 형의 아내이자 그가 죽인 조카의 어머니다. 남편과 자식들을 잃고서도 굴하지 않고 리차드3세의 폐위를 계획하는 강인한 캐릭터다.

"단순하게는 이전에 앤을 할 때랑 비교해 그땐 젊었고 지금은 나이가 들었죠.(웃음) 엘리자베스를 할 만큼요. 아이도 낳아 길렀고요. 이렇게 한 작품에서 여러 역을 할 수 있다는 게 저한텐 굉장히 복이에요. 엘리자베스 역을 한다고 했을 때 굉장히 흥미롭고 끌렸고 이건 제게 기념이 될 만한 작품이 되겠다 싶었어요."

셰익스피어 극은 유난히 대사량이 방대하고 연기로 표현하기에 문체가 어렵기로도 유명하다. 장영남은 "원작도 굉장히 호흡이 길고 대사를 다 어떻게 외우지 싶을 정도"라면서도 "우리 작품은 다행히 각색을 잘 해주셔서 괜찮다"면서 웃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연극 '리차드3세'에 출연하는 배우 장영남[사진=앤드마크] 2021.12.29 jyyang@newspim.com

"리차드3세 황정민 선배에 비하면 저는 아무것도 아니죠. 이번엔 오히려 그리 많다고 와닿지 않지만 부담스러운 건 있죠. 그래도 암기는 자연스럽게 계속 해왔던 거긴 하니까요. 않는다. 제가 암기과목을 잘 했어요.(웃음) 20대 때는 5분 전에 대사를 이만큼 새로 적어주셔도 다 외워서 했는데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암기력이 떨어졌죠."

엘리자베스 왕비 연기를 하면서 장영남은 자식을 연기하는 아역들의 목소리만 들어도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그는 "연기를 하면서 제가 경험하지 못한 순간들도 늘 마주하게 된다"면서 "상상하고 싶지도 않은 끔찍한 상황"이라고 엘리자베스의 처지를 얘기했다.

"아역 친구들이 저희 아이랑 동갑이기도 해요. 정말 상상조차 하고싶지 않죠. 지금은 아이가 있으니 더 직접적으로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죠. 예전엔 오히려 마음껏 상상했거든요. 엘리자베스는 아이들을 지키려고 했지만 결국 지키지 못해요. 그럼에도 나라를 일으켜세우고 흰 장미와 붉은 장미를 통합시키죠. 그게 엘리자베스를 보시는 관람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사실 목숨을 끊을 수도 있었거든요. 자식을 잃고 절망이 얼마나 컸을까 싶은데도 굴하지 않고 일어섰다는 게 정말 굉장한 여자죠."

그럼에도 관객들은 극을 이끌어가는 리차드3세에게 귀를 기울이고, 그의 처지에 이입하게 된다. 장영남은 "잔인하고 나쁜 사람은 맞지만 그 안에 해학을 지닌 것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연극 '리차드3세'에 출연하는 배우 장영남[사진=앤드마크] 2021.12.29 jyyang@newspim.com

"스스로 난 이제 배우가 될 거야, 하고 선언하잖아요. 때로는 동정심과 연민도 불러일으키고 때로는 잔인하게 엄격하게 자신의 편을 만들어나가죠. 관객들이 자연스레 따라가고요. 분명히 나쁜 사람임에도 그 다양한 감정이 사람들을 설득시켜요. 결국은 모두는 그에게 속는 건데도요.(웃음) 잔인하고 악당스러운 일을 모사하고 꾸미는데도 그 자체로 불쌍하고 우스꽝스럽게도 보이거든요. 그게 매력으로 작용하는 듯 해요."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오면서 장영남은 잠시 묵혀뒀던 무대를 향한 열정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무대 작업은 호흡이 좀 길다. 한번 시작하면 극이 끝날 때까지 절대 실수 없이 하나의 호흡으로 감정을 증폭시키고 많은 동료들과 함께 극을 마무리해내야 한다"면서 그 생생함이 바로 연극의 매력이라고 짚었다.

"TV나 영화 연기와 달리 연극은 쭉 하나로 가요. 중간에 끊겨선 안되죠. 내가 이 극을 책임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 관객들과 동료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무조건 가게 돼요. 우리 연극은 템포가 빠르고 관객들이 지루할 틈이 없이 몰아치는 강렬한 작품이에요. 고전임에도 그렇게만은 느끼지 않으실 수 있을 거예요. 매끄럽게 각색된 대사와 13명 배우가 전원 원캐스트로 끝까지 함께 한다는 것도 '리차드3세'만의 강점이 되겠네요."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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