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짧은 포스코그룹서 '장수 CEO' 자리매김
취임 이후 배터리 소재 연구개발 투자 계속 늘어
2030년까지 양극재 40만톤·음극재 26만톤 목표
[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연임에 성공했다.
포스코케미칼은 국내 유일 음·양극재 소재를 동시 생산·납품하는 배터리 소재사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민 사장은 내년에도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과 글로벌 기업과의 합작사 설립 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사진=포스코케미칼] |
◆ 3년 연속 호실적 이끌어…에너지소재 성장 '눈길'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2022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그룹 내 주요 최고경영자(CEO)를 모두 유임시켰다. 이에 따라 민 사장은 재신임을 받으며 4년째 포스코케미칼을 이끌게 됐다. 계열사 CEO 임기 평균이 1~2년 정도인 그룹 내에서 '장수 CEO'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1958년생인 민 사장은 광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남대에서 재료공학 학사, 금속공학 석사, 금속 및 소재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4년 포스코의 전신인 포항제철에 입사해 광양제철소 열연부장, 품질기술부장, 압연담당 부소장을 역임했으며 그룹 내에서 금속 등 소재 전문가로 통한다.
민 사장은 3년 연속 포스코케미칼의 호실적을 이끌고 있다. 2018년 연말 인사에서 민 사장이 대표이사가 된 이후 포스코케미칼 매출액은 ▲2019년 1조4838억원 ▲2020년 1조5662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3분기에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9.9% 증가한 5050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9472억원으로, 연간 기준 매출액은 사상 처음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는 에너지소재부문은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43.5%를 차지하며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 배터리 소재사업 공격적 투자 이어가
민 사장은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배터리 소재사업 투자를 이어간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빠른 성장에 맞춘 양·음극재 생산능력 확대와 차세대 배터리 개발이 과제로 꼽힌다.
민 사장은 배터리 소재 연구개발(R&D)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포스코케미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0.7%에서 ▲2019년 1.1% ▲2020년 1.4%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는 3분기 기준 연구개발비 비중이 1.3%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의 강점을 살린 저팽창 음극재를 개발했다. 저팽창 음극재는 제너럴모터스(GM)와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생산 시점에 맞춰 공급된다.
또 배터리 소재사 중 처음으로 GM과 양극재 합작사를 미국에 설립하고 2024년부터 차세대 전기차용 소재인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해 얼티엄셀즈에 공급한다. 합작투자를 발판으로 북미, 유럽, 중국 등에 글로벌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양극재와 음극재의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각각 40만톤·26만톤으로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점유율 20%, 매출액 연 23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2일 포항 블루밸리산업단지에 연산 8000톤 규모 인조흑연 음극재 1단계 공장을 준공했다. 2023년 준공이 목표로 총 2307억원이 투입된다. 이 공장은 연산 1만6000톤 규모로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인조흑연 음극재 원료는 피엠씨텍에서 공급받는 침상코크스를 활용한다.
이날 민 사장은 "국내 생산이 전무했던 인조흑연 음극재의 원료부터 최종 제품 생산까지 완전한 국산화를 이뤘다"면서 "향후 포스코그룹의 연구개발 인프라와 연계한 차세대 소재 개발, 공정기술과 양산 능력 확보를 위한 집중 투자 등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사업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스코케미칼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함께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도 준비 중이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실리콘 산화물(SiOx), 실리콘-탄소 복합체(Si-C) 등 실리콘계 음극재와 리튬메탈 음극재 등 차세대 음극재 신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