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베트남전 참전용사 "민간인 사살 목격…무용담처럼 얘기해" 법정 증언

기사입력 : 2021년11월16일 20:17

최종수정 : 2021년11월16일 20:17

참전용사 "민간인 시체 70여구 봤다…노인 사살도 눈 앞에서 목격"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베트남전 참전용사가 민간인 사살을 목격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당시 해병대 청룡부대 소속으로 복무했던 류진성 씨는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조상민 판사 심리로 열린 응우옌 티 탄 씨의 국가 상대 손해배상청구소송 4차 변론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류 씨는 지난 1967년 10월 청룡부대 제1대대 제1중대 소속으로 파병돼 이듬해 1월부터 베트남 꽝남성 디엔반현에서 복무했는데, 응우옌 씨는 1968년 2월 12일 자신의 가족들이 한국군에 의해 총격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베트남전 학살 피해자 응우옌티탄 씨를 대리하는 민변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TF 팀장 김남주 변호사가 12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0.12 shl22@newspim.com

이날 법정에 출석한 류 씨는 "작전 중 갑자기 스나이핑(총격)을 당해 주변 마을로 들어가서 수색을 하게 됐는데, 민가에 불을 지르고 나오라고 소리를 치니까 노인이 한 명 나왔다"며 "나와 소대장 쪽으로 알아들을 수 없는 얘기를 하면서 다가왔다. 소대장이 당황해서 베트남말로 가라고 했는데도 자꾸 다가왔고, 파병 생활을 오래한 선임병이 뒤에서 쫓아와서 사살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원고 측 변호인이 '노인이 무기를 들고 있거나 공격하려는 상태였느냐'고 묻자 "그런 것은 아니었다"며 "어쩔 수 없었다. 원래 전쟁터라는 게 그렇고 양민들의 희생은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그는 당시 마을이 퐁니 마을이었던 것은 최근에 알았다고 말했다.

류 씨는 그 이튿날 주변을 정찰하는 작전을 하던 도중 도로에 민간인 시체 70여구가 놓여있고 마을 주민들이 모여 소리를 지르는 장면을 목격했다고도 했다.

그는 "뭔가 하고 가까이 다가가니 눈에 핏발을 세우면서 (우리를 향해) 소리를 지르면서 삿대질을 했는데 거기를 통과한다는 것이 정말 등골이 오싹했다"며 "돌아와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하니 타 소대 군인들이 아무 죄 의식 없이 자기들이 죽였다고 무용담처럼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왜 죽였냐고 물어보니 중대장이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했고, 그걸 보고 살해를 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재판장이 '전날에 사살된 것인지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자 "시체를 보면 금방 죽은 시체와 시간이 지난 시체는 다르다. 피가 응고돼 있었다"고 답변했다.

2시간 여의 긴 증언을 마친 류 씨는 "나는 이 재판의 승패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이런 재판을 통하지 않고 정부가 스스로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사태를 정리했으면 좋겠다. 재판에 의한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런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며 "전쟁이 얼마나 참혹하고 비정한지를 내가 본 것을 통해 세상에 경종을 울리고 싶고, 전쟁을 막을 수 있다면 남은 여행을 거기에 바치고 싶다"고 증언석에 선 이유를 말했다.

앞서 응우옌 씨는 8살이던 1968년 2월 12일 베트남 꽝남성 디엔반현 탄퐁사 퐁니 마을에서 파월한국군 청룡부대 제1대대 제1중대 소속 군인들에 의해 총격을 당했고 가족들을 잃었다며 지난해 4월 소송을 제기했다.

adelant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