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우 금감원 수석부원장 유력, 이용우 의원과 형제
금감원 국감 끝나는 22일 인사 단행 관측
내년 국회 국감장서 감사주체·대상으로 만나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에 내정된 이찬우 경상남도 경제혁신추진위원장은 금감원을 감사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동생이다. 금감원 종합 국정감사가 끝나는 22일 인선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올해 국감 일정은 절묘하게 비껴갔지만, 피감기관 증인으로 내년 국감장에서 친형과 마주하는 그림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22일 수석부원장, 은행·중소서민금융 부문 부원장, 자본시장·회계 부문 부원장 등 3명을 교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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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 전 기획재정부 차관보.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새 수석부원장에는 이찬우 위원장이 유력하다. 업계에 따르면 수석부원장은 청와대 인사검증까지 마친 상태로 금융위의 선임만 남겨두고 있다. 금감원 부원장은 금감원장 제청으로 금융위가 임명한다.
수석부원장은 지난 8월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취임 후 첫 인사 대상으로, 정 원장이 취임 초기부터 이 위원장을 점찍었다는 후문이다. 정 원장이 기획재정부 차관보 시절에 금융정책국장으로 호흡을 맞춘 이력이 있다.
1966년생인 이 위원장은 대표적인 거시경제 정책통(通)으로 꼽힌다. 서울대 정치학과에서 학사, 서울대행정대학원과 미국 예일대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뒤, 행정고시 31회로 재정경제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기획재정부 미래사회정책국장, 경제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등을 역임했다. 2016년 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2년10개월을 차관보로 재직해 2008년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가 통합·출범한 기획재정부에서 가장 오래 차관보를 지낸 인물로도 꼽힌다. 기재부의 전신(前身)인 재무부와 경제기획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더라도 진념 전 경제부총리 이후 두 번째 최장수 차관보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 일자리안정자금, 청년일자리대책, 자영업자 대책 등 소득주도성장 경제정책의 뼈대를 세우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기재부 안팎에서는 이 위원장이 차관급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2018년 말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해 기재부 후배들이 크게 안타까워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그의 사의를 두고 행시 후배인 이호승 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기재부 1차관으로 임명되자 용퇴를 결심한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 위원장은 7개월여의 야인생활을 마치고 2019년 7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글로벌경제실 초빙 연구위원으로 위촉됐다. 지난해 5월부터는 경남의 경제사령탑인 경제혁신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위원장의 집안내력도 눈길을 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친형이고, 고(故) 이선기 전 경제기획원 차관이 장인어른이다. 이 위원장이 수석부원장에 임명되면 친형인 이용우 의원과 불편한 동행이 불가피하다. 금감원은 이 의원이 소속된 정무위의 피감기관이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이찬우 위원장과 이용우 의원이 형제지간인데 감사 주체와 대상으로 만난다면 모양새가 이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도 "규정상 문제되는 것은 없지만, 형제지간이 각각 감사기관과 피감기관에 소속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긴 하다"라고 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