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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반지하 월세‧고시원 씨 말랐다"…'15억 로또' 과천 지정타 '줍줍' 위장전입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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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사이 월세‧보증금 3000만‧25만원 상승
"한 달에 한번 찾아와 보일러 틀고 카드 실적 채워"
저가점자 '울며 겨자먹기'로 위장 전입도 불사
내년 상반기까지 약 200가구 '줍줍' 물량 나올 전망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15억 로또' 무순위 청약 물량이 풀린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예비 청약자들이 반지하 월셋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 동네 월세가 동이 났어요. 아파트나 빌라 전월세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드니까 차라리 저렴한 반지하에 들어가는 거죠. 이런 집을 구해 살지는 않으면서 전입신고만 해놓고 거주요건을 채워요. 찾는 이들이 많으니까 월셋값도 몇 달 새 45만원 이던 게 지금은 60만원 정도해요."(경기도 과천 W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월셋집을 구하지 못한 이들이 고시원으로 흘러들고 있어요. 2008년 금융위기 때 신용불량자가 추심업체 추적을 피하기 위해 고시원에 전입신고를 해두고 다른 곳에 숨어지내려는 목적이 많았는데, 지금은 지식정보타운(지정타) 청약을 노리고 위장전입하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많아졌어요."(경기도 과천 중앙동 K고시원 대표)

[서울=뉴스핌] 과천 지식정보타운 위치도[자료=대우건설] 유명환 기자 = 2021.10.14 ymh7536@newspim.com

◆ '줍줍'행렬에 월셋방‧고시원 계약 '하늘의 별따기'

14일 오전 찾은 과천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은 월셋집을 찾는 문의 전화로 분주했다. 과천역 인근 G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과천 지정타 재청약 소식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하루 평균 30통 넘게 월셋집을 구하는 이들의 전화를 받고 있다"며 "오늘도 집을 계약하려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인근 H공인중개업소 대표도 "이 동네에서 수년째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지만 월세방을 찾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적은 처음"이라며 "이 일대 월셋값도 몇 달 사이에 10만~20만원 정도 올랐다"고 전했다.

최근 경기도 과천 일대 반지하 월세 등 저가형 매물을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과천 지정타에서 부정청약으로 적발된 매물이 대거 풀린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청약 자격을 갖추기 위해 전입할 곳을 찾는 예비 청약자들이 늘었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 대표들의 설명이다.

중개업소 대표들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실거주 목적보다는 주소지를 옮기기 위한 위장전입 수단으로 매물을 찾는다고 귀뜸했다. 이어 실거주 목적이 아니다 보니 비교적 저렴한 반지하 원룸이나 월셋방과 고시원 등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과천 일대는 월셋집을 구하려는 이들이 물밀 듯이 몰려들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과천 지정타에서 200가구에 달하는 '줍줍'(무순위 청약) 물량이 대거 쏟아질 예정이어서다. 이 단지들은 주변 시세를 고려하면 시세 차익만 15억원에 달한다.

[서울=뉴스핌] 내년 상반기까지 약 200가구에 달하는 '줍줍' 물량이 나올 전망이다. 이달 중 지정타 내 첫 번째 분양 단지였던 '과천제이드자이'에서 무순위 청약 물량이 나온다. [사진=유명환 기자] 2021.10.13 ymh7536@newspim.com

◆ "청약 조건 채우려 몰려…반지하 월셋방 동나"

예비 청약자들은 아파트나 빌라 전세 등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반지하 월세 등을 마련해 거주 요건을 채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날 만난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지정타 '줍줍' 물량을 잡으려면 어떤 방법이 있느냐고 묻자 가능한 방안을 줄줄이 얘기해주기도 했다.

과천 L공인중개 사무소 관계자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은 아파트나 빌라 등에 전월세 계약을 맺는 방법과 반지하 월셋집에 들어가는 방법, 주거할 수는 없지만 창고 등에 전입신고하는 법, 아님 인근 고시원에 주소지를 옮겨 실거주 요건을 채우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아파트나 빌라 전세 계약을 맺고 들어가는 것이 비용적인 측면에서 가장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지만 청약목적이라면 전입신고만 해서 실거주 요건만 채우는 것이 좋다"며 "아니면 거주할 수 없지만 창고 주소지를 옮길 수 있어서 나쁘지 않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반지하 월셋집에 들어가는 것이 제일 좋다"고 귀뜸했다.

월세수요가 늘어나면서 보증금과 월셋값도 급등했다. 과천·안양·성남·군포·의왕 등이 포함된 경기 경부1권 빌라 평균 월세는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높은 98만 4000원이었다. 서울 강남권보다도 높고 경기도 평균 월세(50만원)보다 약 두 배 높은 수치다.

실제 과천 일대 다가구 주택의 평균 보증금과 월세는 8000만‧50만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이마져도 구하기 힘들 상황이다. 과천 J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이 지역 반지하 월세 시세는 보증금 500만원에 40~45만원인데 이런 물건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지금은 보증금 8000만원에 55만~70만원은 고려해야 한다"며 "계약이후에는 일부 짐을 방에다 가져다 놓고 가끔 방문해 보일러를 틀고 편의점과 음식점에서 카드를 사용하고 떠나는 예비 청약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내년 상반기까지 약 200가구에 달하는 '줍줍' 물량이 나올 전망이다. 이달 중 지정타 내 첫 번째 분양 단지였던 '과천제이드자이'에서 무순위 청약 물량이 나온다. [사진=유명환 기자] 2021.10.13 ymh7536@newspim.com

◆ "3040대 가끔 와서 카드 긁고 떠나"

매물이 동나면서 서울 강남과 사당 등으로 출퇴근하는 예비 실입주자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E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몇 달 사이 보증금과 월세가 오르면서 강남과 사당쪽으로 출퇴근하는 이들이 집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외지인들이 물밀 듯이 흘러들면서 자금력이 약한 사회초년생이나 저소득층 분들이 월셋방을 찾기도 하는데 보증금과 월세를 듣고 다들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월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이들은 고시원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마져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천 J고시원 사업주는 "지정타 공급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기계약 문의가 많아졌다"면서 "임대인 입장에서도 공실 상태로 두기보다는 저렴한 가격에라도 빌려주는 게 이득이기 때문에 이런 문의를 거절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과천 인근 R고시원 관계자는 "발 빠른 사람들은 몇 달 전부터 찾아와 전입신고를 해 놓았고, 최근에도 수원에서 찾아와 계약을 했다"며 "월세 40만원을 내야 하는데 1년 기준으로 480만원 선불로 내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편물이 오면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고 있다"며 "나중에 단속에 걸릴 수도 있으니 과천에 안 살더라도 한 번씩 찾아와 신용카드를 쓰거나 물건을 사는 걸 증거로 남겨야 한다"고 귀띔했다.

과천 N고시원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위장전입을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오고 특히 3040대가 많이 문의를 한다"며 "단속이 나오면 골치 아프기 때문에 사전에 말을 잘 맞춰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근 H고시원 대표는 "위장전입 하려는 사람은 월세를 보통 반값으로 1년치 선불로 지불하고, 고시원에선 빈방을 놀리기보다 반값이라도 월세를 받겠다는 생각에 받아주는 구조"라면서 "우리 고시원도 그렇고 대부분 고시원에 공실이 많아 유혹에 빠질 때가 많은데, 입실료 조금 더 받겠다고 복잡한 데 얽히기 싫어 받아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내년 상반기까지 약 200가구에 달하는 '줍줍' 물량이 나올 전망이다. 이달 중 지정타 내 첫 번째 분양 단지였던 '과천제이드자이'에서 무순위 청약 물량이 나온다. [사진=유명환 기자] 2021.10.13 ymh7536@newspim.com

◆ 당첨되면 시세차익 10억~15억

위장 전입이 불법임에도 예비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는 높은 청약점수와 더불어 물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년동안(2020년 8월~2021년 8월) 서울지역 청약가점 커트라인을 조사한 결과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의 최저 가점은 평균 67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4인가족을 기준으로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15년 이상이고, 무주택기간도 15년 이상이여야 가능한 점수다. 이 기간 서울 지역 84㎡의 청약가점 커트라인을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분양된 고덕강일제일풍경제 84R타입의 커트라인 가점이 79점으로 만점에서 5점 빠지는 점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공급된 DMC센트럴자이 84D타입도 최저 커트라인이 74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가장 낮은 가점은 지난해 8월 분양된 힐데스하임천호 84B타입으로 56점을 기록했다. 서울 지역 웬만한 지역에서 아파트를 받으려면 가점이 최소 60점대이어야 하고 인기지역은 70점후반대는 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지정타 예비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약 200가구에 달하는 '줍줍' 물량이 나올 전망이다. 이달 중 지정타 내 첫 번째 분양 단지였던 '과천제이드자이'에서 무순위 청약 물량이 나온다. 지난 3~5월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이 지식정보타운 분양 당첨자들을 상대로 펼친 수사에서 부정 청약 의심 사례로 적발된 40가구에 대한 재청약분으로 알려졌다.

같은 이유로 내년 상반기까지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36가구) ▲과천푸르지오 라비엔오(36가구) ▲과천 르센토 데시앙(28가구)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36가구) 등 최대 176가구에서 무순위 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밖에 과천 내 재건축 단지는 과천 자이와 과천위버필드에서 각각 10여가구씩 총 20여가구가 연내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다.

시세 차익은 12억~15억원가량으로 예상된다. 지정타 내 무순위 청약은 전용 59㎡가 5억원대, 전용면적 84㎡가 8억원대다. 과거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과천시 중앙동에 있는 과천 푸르지오 써밋 전용면적 59㎡는 지난 7월 17억2000만원에, 전용면적 84㎡는 지난 8월 22억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ymh753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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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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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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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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