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평창올림픽에 가구 임대…"상당수 망가지고 분실" 손배소
법원 "올림픽 기간내 물품관리 책임은 조직위에"…6억원 배상 판결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2018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대회 운영에 필요한 가구를 지원한 한샘이 올림픽 기간 도중 손상된 가구에 대해 배상하라며 올림픽 조직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이원석 부장판사)는 한샘이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와 국가를 상대로 낸 21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조직위가 원고에게 6억5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앞서 한샘과 조직위는 올림픽을 앞두고 2017년 10월 30일 대회 기간 동안 운영에 필요한 침대, 옷장, 테이블, 의자 등 158억원 상당의 가구를 임대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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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뉴스핌] 지난 2018년 2월 25일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마스코트 수호랑과 88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가 손을 잡고 입장하고 있다. 2018.02.25. [사진=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
당시 한샘이 임대한 물품은 신품가구 21만여개와 중고가구 2만여개 등이었는데, 조직위가 올림픽 기간 중 추가로 물품을 공급해줄 것을 요구하자 물품 5만여개를 더 공급했다. 조직위는 한샘이 가구를 수거완료한 2018년 4월 30일로부터 한 달이 지난 5월 31일 당초 계약한 금액보다 많은 170억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이후 한샘은 회수한 가구 상당수가 분실되거나 손상돼 있음을 뒤늦게 확인, 27억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했으니 배상해달라고 조직위에 요청했다. 조직위는 "대회 종료 후 양 당사자 합의 하에 정산과정을 거쳐 대금지급이 완료됐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샘이 공급한 물품은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단 등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게 되는데, 물품을 배치하고 사용자를 정하는 것은 한샘이 아닌 조직위의 권한"이라며 "올림픽 기간 동안 물품 관리 책임은 조직위에 있으므로 조직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물건의 손·망실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한샘에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2018년 5월 31일자 변경된 계약을 통해 물품의 손·망실에 대한 합의까지 완료됐다는 조직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변경계약의 수정계약사유란에는 물자 추가로 인한 수량 변동, 구매 전환, 과업추가 등이라고만 기재돼어있고 달리 물품의 손·망실에 관련한 내용을 협의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며 "한샘은 다른 두 업체를 통해 가구를 수거했는데 손해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렸을 것으로 보이는 사정을 감안하면 당시 손해를 주장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샘 측이 주장한 손해액 21억원을 모두 인정하지는 않았다. 물품을 수거해 보관하는 과정에서 손상이 발생하거나 분실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조직위로부터 가구를 인수한 수거업체들이 인수받은 물품의 수량과 상태 등을 확인하고 출고증을 제출한 점 등을 볼 때 손해액을 13억원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또 물품이 납품될 당시 하자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손해액 역시 한샘이나 수거업체 등이 산정한 자료를 토대로 정리한 것에 불과한 점, 손해 발생 원인이나 경위 등이 완전히 증명되지 않은 점 등을 볼 때 한샘 역시 손해액의 50%는 부담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adelant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