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코로나 뚫고 산둥성을 가다] 1수 1산 1성인, 황하와 태산 공자의 고장 산둥성 ③

기사입력 : 2021년10월07일 11:16

최종수정 : 2021년10월11일 07:17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오악귀래불간산(五嶽歸來不看山).

다섯 개의 산(오악)을 오르고 나면 중국에 더이상 돌아볼 산이 없다는 말이다. 오악은 중국 동쪽의 태산(泰山) 남쪽의 헝산(衡山) 서쪽의 화산(華山) 북쪽의 헝산(恒山) 중앙의 숭산(嵩山)을 일컫는다.

황산귀래불간악(黃山歸來不看嶽). 오악에 대한 찬사 뒤에는 '황산을 보고나면 굳이 오악을 볼 필요가 없다는 말이 이어진다. 하지만 이 말이 태산과 화산 등 5악의 명성을 깍아내리는 애기는 아니다. 5악은 빼어난 풍광으로 여전히 14억 중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산으로 꼽힌다.

9월 28일 오후 공자의 마을 산둥성 취푸(曲阜)에서 출발한 '매력 산둥' 팸투어단 버스가 태산을 품은 도시 타이안(泰安)시를 향했다. 날씨는 잔뜩 흐렸고 간간히 가랑비가 내렸다. 갈색으로 모습을 바꾸는 도로 옆 옥수수 밭 평원은 가을이 깊어가는 걸 알려주는 자연의 신호였다.

팸투어 취재단은 버스가 타이안시로 진입한 뒤 태산 풍경구 경내로 들어서기 전 태산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잠시 내려 휴식을 취했다. 태산과 인근 지역이 조화로운 생태 발전을 꾀하는 현장을 조망하는 곳이었다. 태산은 마을을 향해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방출하면서 평지 한가운데 묵직하고 우람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산둥성 타이안시 태산 정상 인근에 태산이 오악중 으뜸임을 알리는 '오악독존' 암각 글시가 새겨져 있다. 2021년 9월 28일 뉴스핌 촬영.   2021.10.07 chk@newspim.com

 

태산은 오악중에서도 중국인들이 가장 으뜸으로 치는 산이다. 중국은 서고동저의 지형으로 동쪽 해안쪽이 지대가 낮다. 태산은 대체로 지대가 낮은 산둥성 타이안시 인근의 평원 지대에 뛰어난 풍광으로 우뚝 솟아 사면 팔방을 굽어보고 있다.

태산 정상까지 걸어서는 4시간이 넘게 소요된다. '매력 산둥성' 취재단은 10여 분 소요되는 케이블카를 이용해 남천문으로 올랐다. 함께 케이블카에 탑승한 이융선(李永森) 산둥성 외사판공실 부주임은 태산은 1987년 최초로 세계 문화 유산과 세계 자연 유산에 동시에 등재된 산이라고 소개했다.

이융선 부주임의 설명을 들어보니 인구 500여 만명의 산둥성 지급 도시 타이안시는 태산을 자양분으로 발전한 도시였다. 타이안시 역시 최근 신경제 발전에 주력하고 있지만 전체 도시 경제중 관광 산업 비중도 작지 않았다. 성 외사판의 다른 관리는 코로나19 전에는 한국인 관광객도 한때 한해 10만 명 가까이 태산을 찾았다고 말했다.

'오악귀래불간산(五嶽歸來不看山)'. 기자가 이렇게 운을 떼자 이융선 부주임은 '황산귀래불간악(黃山歸來不看嶽)'으로 이어지는 댓구로 호응했다. 기자가 예전애 황산에 다녀온 기억을 더듬어 황산을 품은 황산시는 일찌감치 도시 이름을 황산시로 바꾸고 황산 풍경구를 증시에 상장까지 했는데 타이안시는 태산시로 개명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대해 타이안시 푸안샤오(付安蕭) 외사판공실 과장이 기자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푸안샤오 과장에 따르면 타이안시도 한때 태산시로 도시 이름을 바꾸는 것을 검토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타이안 이라는 이름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가 만만치 않았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다섯개의 명산 오악의 으뜸으로 일컬어지는 태산이 산둥성 타이안시 평원에 우뚝솟아 있다.  2021.10.07 chk@newspim.com

 

푸안샤오 과장은 타이안은 '태산이 편안하면 세상이 편안하다(泰山安 四海安)'는 말에서 유래했고 또한 '국태민안'의 뜻을 함축하고 있다며 개명을 검토는 했지만 이런 이유로 타이안 이라는 도시 이름을 고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푸 과장은 태산은 집안의 가보처럼 타이안시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타이안시의 일등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태산은 국가 5A급 관광지로 지정돼 있으며 타이안시는 태산 자연생태 보존에 아낌없는 노력을 쏟고 있다. 덕분에 산림 녹화율도 99%에 이른다.

태산은 유교와 불교, 도교의 발상지로 여겨지고 있으며 시경에도 그 이름이 전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높이 1532.7미터의 주봉은 옥황상제가 머무르는 곳이라 해서 '옥황정'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예로부터 황제와 이름난 시인 묵객들이 태산을 즐겨찾았다. 진시황 이후 13대의 황제들이 직접 옥황정에 올라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당대의 세도가와 유명인사들이 바위에 새긴 암각 글씨만해도 2200개에 달한다. 오악독존(五嶽獨尊). 정상 주봉 옥황정에 오르는 길목 거석에 오악중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뜻으로 새겨진 암각 글씨도 그중 하나다.

하산 길에 '매력 산둥성' 팸투어단의 안내원은 맑은 물과 달달한 배추, 고소한 두부가 '태산 3보'라고 일러줬다. 구름을 헤치고 저녁노을(晚霞, 완샤)이 드러나 태산을 비추자 누군가 '완샤'도 태산의 보물중 하나라고 말했다. 안내원은 저녁노을이 지면 다음날 우윈완리(無雲萬里, 괘창한 날씨)라고 했는데 정말 다음날(29일) 타이안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산둥성 타이안시의 태산 일몰 풍경. 2021.10.07 chk@newspim.com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