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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 '턱스크에 다닥다닥' 광복절 걷기대회…불편은 시민 몫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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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81개 임시검문소에 서울역·광화문 일대 펜스와 차벽으로 차단
국민혁명당, 종로 이동해 탑골공원~동대문에서 1인 걷기대회 강행
민주노총도 8·15 전국 노동자대회 1인시위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광복절 연휴 첫날인 14일 국민혁명당 등 일부 단체가 경찰의 차단에도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1인시위를 강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도 일부는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거나 거리두기를 하지 않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이었다. 행사 참가자들과 경찰 간 크고 작은 충돌도 일어나면서 연휴를 맞아 거리에 나온 애꿎은 시민들만 불편을 겪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서울역에서 광화문까지 걷는 '문재인 탄핵 8·15 1000만 1인 걷기대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경찰이 서울역 일대에 펜스와 차벽을 세워 행사는 사실상 차단됐다. 경찰은 1인 걷기대회도 불법집회에 해당하는 변형된 1인시위에 가깝다며 자진해산을 명령했다.

◆ 국민혁명당, 경찰 차단에 종로 옮겨 걷기대회 강행…곳곳서 방역수칙 위반 '눈살'

경찰의 제지에 국민혁명당은 오전 9시 종로구 동화면세점 주변으로 자리를 옮겨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국민혁명당은 "경찰이 국민의 자유로운 통행을 완벽하게 차단했다"며 "문재인 대통령, 김부겸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김창룡 경찰청장을 상대로 국가배상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걷기대회에서 국민들의 자유로운 통행을 방해하거나 협박한다면 일선 경찰들 모두 국가배상 소송의 피고인이 될 것"이라며 참가자들에게 경찰이 검문할 경우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고, 명찰을 촬영하라고 했다. 또 코로나19 검사와 자가격리는 모두 불법이라며 이를 거부하라고도 요구했다.

기자회견 후 국민혁명당은 종로 일대로 이동해 탑골공원부터 동대문역까지 걷기대회를 진행했다. 삼삼오오 모인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거리행진을 했다. 일부는 '대한민국 살리자, 국민혁명당'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나왔다.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국민혁명당 전단지를 나눠주며 당원 가입을 권유하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전광훈 사랑제일교회가 담임목사가 이끄느 국민혁명당이 주최한 '문재인 탄핵 8·15 1000만 1인 걷기 대회'에 참가한 당원들이 경찰의 제지에 막혀 길거리에 앉아있다. 2021.08.14 filter@newspim.com

이날 행사를 주도한 전광훈 목사는 거리에 나오지 않았다. 대신 유튜브 방송을 통해 "오늘부터 3일 동안 문재인의 범죄 행위를 탄핵하길 원하는 모든 국민들이 광화문광장에 모여서 제2의 건국을 이뤄갈 것"이라며 "절대로 법을 어기지 않겠다. 개인 행진으로 정확히 2m 거리를 두고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 목사의 주장과 달리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일부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았다. 종로3가역 일대에는 50여명이 모여앉아 구호를 외쳤다. 간격 없이 붙어 앉아 거리두기는 실종된 모습이었다. 마스크를 벗어놓고 그늘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이들도 보였다.

한 참가자는 태극기를 흔들며 "나라를 지켜야 우리가 산다. 문재인을 탄핵하라"라고 외쳤다.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미니 확성기로 정부 규탄 발언을 쏟아내는 참가자, 시민들이 통행하는 인도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는 10대 청소년도 눈에 띄었다. 이를 생중계하는 유튜버들도 곳곳에서 보였고, 경찰이 차단하자 "대한민국 만세", "문재인 물러나라"고 외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자신을 국민혁명당 당원이라고 소개한 이모(47) 씨는 경찰의 원천 봉쇄에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씨는 "새벽에 전라도에서 KTX를 타고 올라왔는데 경찰이 서울역부터 차벽과 펜스를 쳐놓고 가는 곳마다 막고 있다"며 "집회가 아닌 자유로운 걷기 운동인데 못하게 하고 있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성토했다.

이외에도 곳곳에서 경찰과 참가자들간 크고 작은 승강이가 벌어졌다. 경찰이 광화문광장 방향을 진입하지 못하도록 차단하자 참가자들은 "경찰은 물러나라", "정권의 하수인들"라며 고성을 질렀다. 일부는 마스크를 내리고 욕설을 했다. 오전 9시 서울시의회 인근에서는 경찰의 통행 제지에 반발해 폭행을 휘두른 50대 남성 유튜버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4일 서울 도심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반대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2021.08.14 filter@newspim.com

◆ 민주노총도 1인 시위…유튜버들과 충돌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이날 오후 4시부터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1인시위 형태의 8.15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행사는 서울·부산·광주 등 13개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한미전쟁연습 중단'이라고 적힌 대형 파란색 풍선을 들고 지정된 1인시위 장소에서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를 통해 온라인 집회장에 접속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영상으로 대회사를 했다. 양 위원장은 "국민 혈세 수십조원을 전쟁 연습에 쏟아붓는 것이 아니라 절박한 노동자의 삶을 위해 써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방역을 빌미로 자주의 요구, 평화의 요구를 가로막지 말라"고 요구했다. 양 위원장의 대회사에 1인시위 참가자들은 영상을 통해 박수를 보냈다.

수도권 대회가 열린 서울에선 서대문역을 기점으로 독립문, 충정로 등에서 1인시위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70m 간격을 유지하며 1인시위 장소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보수 유튜버들이 현장을 찾아 항의하면서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했다. 유튜버들은 마이크를 들고 "민주노총의 불법집회를 즉각 해산시켜야 한다", "민주노총은 되고 우리는 안되는 이유가 뭐냐"고 민주노총과 경찰을 싸잡아 비판했다. 

경찰은 민주노총 측에 "서울시 행정고시에 따라 2인 이상 집회가 금지돼있는 만큼 70m 간격을 유지해달라"며 "지속적으로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고 하면 민원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광복절 연휴 첫날인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인근에 집회 차단을 위한 검문소가 세워져 있다. 2021.08.14 leehs@newspim.com

◆ 1인시위 및 경찰 차단에 시민들만 불편 "통행 제지하더라"

경찰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 서울 도심을 원천 봉쇄했다. 서울경찰청은 임시검문소 81개를 설치하고 186개 중대를 동원해 도로를 통제했다. 검문소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목적지와 방문 이유를 묻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신분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광복절 연휴 집회 주최자와 참가자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그 자유가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고 공공 이익에 위협이 된다면 때로는 제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강행과 경찰의 통제에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직장인 김모(28) 씨는 "오늘 코로나 확신자가 1900명이 넘었는데 길거리에서 집회를 해도 되느냐"며 "많은 사람들이 전단지를 나눠주고 구호를 외치니 걷는 데 많이 불편하다. 경찰까지 '어디 가느냐'며 통행을 제지한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와 광화문 일대를 찾았다는 직장인 윤모(33) 씨는 "광화문 곳곳에 펜스가 세워지고 경찰이 통행을 제지해서 불편했다"며 "차들도 못 다니고 사람들도 편히 못 다니니 빨리 벗어나고 싶다. 사람들이 소리 지르고 몰려다니니 정신없고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광복절인 15일에도 국민혁명당을 비롯해 일부 단체의 크고 작은 집회·시위가 예정돼있어 서울 곳곳에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혁명당은 "광복절은 일요일이라 예배를 드리고 오후부터 걷기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filte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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