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미래위원회 중심으로 신사업 추진
친환경 선박·로봇·AI 등으로 영역 확대
현대重 IPO·대우조선 인수 후 경영권 승계 본격화 전망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현대중공업그룹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에 한창이다. 미래 에너지인 수소 사업에 역점을 둔 '2030 신성장 로드맵'을 발표하고 미래 친환경 사업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미래 먹거리 발굴의 중심에는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있다. 정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발족한 미래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그룹 신사업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래위원회에서는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젊은 엔지니어가 정 부사장과 함께 바이오, 인공지능(AI), 수소 등 신사업 청사진을 그려나가고 있다.
◆ 정 부사장, 현대중공업 수소 대전환 중심에 서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사진=현대중공업그룹] |
7일 현대중공업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2020 신성장 로드맵을 통해 친환경 조선·해양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은 오는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에서의 수소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 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로드맵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 성과들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수소 및 암모니아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친환경 수소, 암모니아 등을 활용해 협력 모델을 구체화하고 공동연구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오일뱅크는 아람코로부터 LPG를 수입해 차량, 발전용 연료로 판매하고 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조선사 중 최초로 LPG와 이산화탄소를 동시에 운송할 수 있는 선종과 암모니아 운반 및 추진선 개발을 추진한다. 이 협약 역시 정 부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의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경영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그동안 ESG 경영에서 미진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의 ESG 등급은 환경 B+, 사회 B+, 지배구조 A로 합산 B+ 등급이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정 부사장을 중심으로 ESG 경영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는 것이 재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대중공업은 실제로 지난 4월 9개 계열사에 ESG 위원회를 설치한 바 있으며 지난 7월에는 각사 CSO로 수성된 ESG협의체 첫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의 조선 관련 중간 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은 향후 5년 간 친환경 선박 및 시설에 1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로봇 역시 정 부사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신사업 분야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한국투자공사와 해외기업 인수를 위한 투자계약을 성사시켰다. 양사는 최대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인공지능·로봇 ▲디지털헬스케어 ▲선박 자율운항 ▲수소연료 전지 등에서 선도적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을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 부사장은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에서 물적 분할된 현대로보틱스의 상장 이전에 KT로부터 500억원을 투자 유치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LPG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
◆ 경영권 승계 속도...리더십 '시험대'
정 부사장의 현대중공업 경영권 승계 작업도 한창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를 합친 현대제뉴인을 출범시켰다. 현대건설기계는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며 세계 20위권에서 9위로 점유율이 상승했다.
여기에 현재 기업결합심사가 진행 중인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까지 이뤄되면 조선, 건설기계 등 핵심 분야의 개편이 마무리된다. 또한 내달 현대중공업의 기업공개(IPO)까지 앞두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중공업지주가 한국조선해양, 현대제뉴인, 현대오일뱅크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분 26.6%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최대주주이며 정 부사장이 5.26%로 2대 주주다.
관련 업계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에 이어 대우조선해양까지 인수가 마무리되면 정기선 체제가 본격 출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 부사장은 지난 2017년 부사장으로 승진된 이후 계속 부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권오갑 현대중공업 회장과 같은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해오며 수주 성과를 내온 현대중공업인 만큼 정 부사장도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분 승계와는 별도로 그에 적합한 리더십을 보여야 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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