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설립 저울 회사서 국내 안마의자 2위로 부상
폐쇄적 경영구조·안전성 논란 등 중장기 성장 과제도 '산적'
[서울=뉴스핌] 조석근 기자= 인기 트롯가수 '장윤정 안마의자'로 유명한 코지마 브랜드의 복정제형이 창립 76주년을 맞았다. 복정제형은 바디프랜드, 휴테크산업과 함께 국내 안마의자 3강이다.
복정제형은 바디프랜드와 휴테크보다 안마의자 진출 시기가 다소 늦지만 창립일은 1945년까지 거슬러올라간다. 그 사이 경영 승계가 거듭되면서 지금은 오너 3세인 1978년생 이혜경 공동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섰다. 안마의자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주소비층인 '중장년 브랜드' 이미지에서 변신을 시도 중이다. 그러나 폐쇄적 경영구조 등 성장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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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코지마 프리미엄 안마의자 '레전드 시그니처' 모델 [사진=복정제형] 2021.08.04 photo@newspim.com |
◆1945년 설립 장수기업, 이혜경 대표 '3세 경영' 진입
7일 안마의자 업계에 따르면 복정제형은 창립 '76주년'을 기념해 코지마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네이버 브랜드스토어·SSG닷컴·GS샵 등 주요 온라인 쇼핑채널의 경우 인기 안마의자 50%, 이마트·일렉트로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15% 할인이 적용된다.
복정제형 창립 기념일은 8월 15일이다. 1945년 광복 당시 설립된 '밝한양행'이라는 가게가 모태다. 창업주 이제행 회장이 '복정상회'로 상호를 바꾼 이후 현재 이건영 회장이 1968년부터 경영을 이어왔다. 이후 1995년 법인 전환으로 '복정제형'이라는 사명을 썼다.
복정제형은 원래 체중계, 저울, 자 등 계량기·계측기를 만들던 회사였다. 복정제형 관계자는 "회사 이름에서 '제형' 자체가 만들 제(製), 저울 형(衡)으로 저울회사라는 뜻"이라며 "2000년대 들어 헬스케어 기기, 특히 안마의자로 진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마의자는 원래 1950년대 일본에서 개발됐다. 파나소닉, 후지의료기 등 일본 업체들의 전유물이었다가 2000년대 들어 바디프랜드를 필두로 국내 업체들이 뛰어들었다. 바디프랜드와 휴테크가 2007년 설립과 동시에 안마의자 개발에 뛰어든 가운데 복정제형은 2009년부터 안마의자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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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코지마 안마의자으로 알려진 복정제형이 오는 8월 15일로 창립 76주년을 맞는다. 복정제형은 1945년 설립된 저울가게 '밝한양행', 이후 '복정상회'가 뿌리다. 2021.08.04 photo@newspim.com |
국내 안마의자 시장은 특유의 편의성과 각 업체들의 적극적 마케팅에 힘입어 급속한 성장세를 기록, 최근 업계 추산 1조원대까지 규모가 커졌다. LG전자, 코웨이, SK매직, 현대렌탈케어, 쿠쿠홈시스 등 대기업 및 중견 생활가전 렌탈업체들까지 뛰어들었다.
지난해 바디프랜드 매출액은 55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5.7% 증가했다. 안마의자 전체 시장 1위다. 복정제형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38% 증가한 1483억원으로 2위, 휴테크가 29.7% 증가한 858억원으로 3위다. 이들의 매출액 증가폭 자체가 안마시장의 성장세를 반영한다.
코지마의 경우 인기 트롯가수 장윤정을 모델로 앞세워 중장년층을 적극 공략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장기간 전속계약으로 코지마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다소 중장년 애호 브랜드로 굳어진 이미지에 최근 변화를 준 쪽이 이건영 회장의 딸 이혜경 공동대표 및 동생 이은성 수석디자이너다.
이혜경 대표는 2019년부터 이건영 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로 경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안마의자는 통상 200만원 이상,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500만~600만원대로 다른 가전제품들에 비해서도 고가다. 그 때문에 단골 '효도 상품'으로 불렸다.
여기에 1인가구 및 소형 주택을 겨냥한 '코지체어' 등 100만원대 보급형 제품들을 출시해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안마의자 특유의 육중한 디자인을 리클라이너형 소파처럼 간소화하기도 했다. 이들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액도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복정제형 관계자는 "주소비층은 여전히 경제력을 갖춘 중장년층이지만 최근 들어 2030을 포함한 젊은 층으로 안마의자 소비자들이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이 큰 변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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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안마의자 3사 연간실적 추이 |
◆'장윤정 안마의자' 각인, 중장기 성장에 과제도 수두룩
국내법상 자산 규모 1000억원 이하 비상장사는 주주구성을 제출할 의무가 없다. 복정제형은 지난해말 기준 자산총계는 741억원이다. 그 때문에 복정제형의 지분구조는 외부로 공개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건영 회장과 가족 등 특수관계자들이 100%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속회사인 건본산업도 마찬가지. 주로 복정제형 제품들을 유통하면서 매출을 올린다. 일종의 일감 몰아주기인 셈인데 건본산업 역시 이건영 회장과 부인 설순임씨, 자녀들이 지분을 나눠가진 가족기업이다. 2019년 1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지난해부터 사업을 중단했다.
설순임씨의 경우 복정제형의 감사이기도 하다. 이건영 회장과 이혜경 공동대표 등 이사회 멤버들이 가족들로 구성된 셈이다. 매출액을 비롯한 규모에 비해 폐쇄적인 지배구조로 장기적 성장에선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마의자 관련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 점도 복정제형 및 이혜경 대표의 향후 과제다. 2019년 10월 영아가 안마의자 다리 부분에 끼어 사망한 사고로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9월 소비자원이 국내 14개 안마의자 업체들 중 판매량이 많은 바디프랜드, 복정제형, 휴테크 3사에 자발적 시정을 권고하기도 햇다.
당시 주요 안마업체들 제품 중 소비자원이 사고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모델은 바디프랜드 '쑥쑥모드', 복정제형 'CMC-1300', 휴테크 'HT-K02A' 등이다. 해당 모델 판매량 기준으로 복정제형이 1만8477대로 바디프랜드(1248대), 휴테크(3456대)보다 많았다. 이혜경 대표의 경우 당시 비판을 의식, 안전사고 이후부터 대외 행보를 자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가전업계 관계자는 "개인 사업체로부터 성장해온 중소, 중견기업에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지배구조 등 당장은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지만 기업 평가 등 향후 성장과정에서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my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