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위해' 지적에 규제리스크 부상
홍콩 3대 게임주 오전장서 두 자릿수 급락
텐센트 오전장에서 시총 68조 이상 증발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3일 홍콩 증시에서 텐센트와 넷이즈 등 게임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중국 관영매체가 온라인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비판한 데 따른 것으로, 지난주 중화권 증시를 흔든 중국 당국의 '규제리스크'가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신문인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정신적 아편'이 수천억 위안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하다니!. 어떤 산업, 어떠한 스포츠도 한 세대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발전되어 서는 안 된다>는 문장을 게재했다.
경제참고보는 최근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사무국과 국무원판공청이 발표한 '의무교육 단계 학업 부담 및 사교육 부담 경감에 관한 의견'에는 합리적인 전자제품 사용 및 사용시간 제한을 통해 학생들이 인터넷 중독에 빠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운을 땠다.
이어 "일부 학생은 하루에 8시간씩 '왕자영요(王者榮耀)' 게임을 한다", "이미 5~6개의 스마트폰을 부숴버렸다. 이에 아이는 아침밥을 먹지 않는다. 돈을 모아 스마트폰을 사서 게임을 계속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고 전했다. 왕자영요는 텐센트가 개발한 중국 최고의 인기 온라인 게임이다.
매체는 "신형 '마약'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했다"고 지적하면서 "2020년 기준 중국 게임시장의 매출은 2786억8700만 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20.71% 성장했는데, 그 중 텐센트 게임의 매출은 1561억 위안으로 절반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중국 미성년자의 62.5%가 게임을 하고 있다면서 온라인 게임 중독으로 학업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성격이 변화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게임의 위해성은 사회가 인정하는 공식적인 사실이 됐다면서 '정신적 마약' 또는 '전자 마약'으로 불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홍콩증시에서 게임섹터 대표 종목들이 폭락했다. 이날 오전장에서 텐센트(0700.HK)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23%, 넷이즈(9999.HK)는 11.76% 하락했으며, CMGE 테크놀러지(0302.HK)의 주가는 20.94% 떨어졌다. 오전장에서 텐센트의 시총은 4600억 홍콩달러(약 68조18억원) 이상 증발했다.
이와 함께 양대 게임주인 텐센트와 넷이즈가 포함돼 있는 항셍테크지수의 주가는 2.36%의 낙폭을 기록하며 오전장을 마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당국이 빅테크 규제에 이어 게임 업계로 규제를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고 전했다.
[사진 신화사 = 뉴스핌 특약] |
pxx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