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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한복판에 뜬 '쥴리 벽화' 두고 진보·보수 '충돌'

기사입력 : 2021년07월29일 17:38

최종수정 : 2021년07월29일 17:38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1인 시위…유튜버 벽화 촬영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서울 종로구의 한 건물 외벽에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연상하게 하는 벽화가 등장했다. 진보와 보수 진영이 저마다 벽화 앞에 모이면서 크고 작은 갈등이 빚어졌다.

29일 뉴스핌 취재 결과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건물 외벽에 김씨를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벽화가 등장했다. 총 6점의 철판 그림이 연결된 형태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건물앞에 그려진 벽화를 차량 두대가 막고 있다. 2021.07.29 min72@newspim.com

벽면에는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문구와 금발 여성이 그려진 그림과 4명의 인물이 그려진 그림, 입술 그림 등이 게시됐다.

'쥴리'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등에 나와 있는 김씨의 별칭으로, 김씨가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할 당시 사용한 예명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오후 2시 벽화가 그려진 외벽 앞에는 4개의 확성기가 달린 은색 스타렉스와 자유연대 측 차량 두대가 벽화를 가리고 서 있었다. 자유연대 측 차량에는 '박원순 아들 박주신씨의 소재지를 제보 받습니다' '제보를 해주신 분께는 1만 달러를 송금해 드립니다' 등의 내용과 제보 전화 번호가 적혀 있었다.

1인 시위에 나선 A씨는 반팔에 반바지, 슬리퍼 차림으로 '부정선거 증거 나왔다' '부정선거 뒷배는 중국 공산당' 등 문구가 적힌 팻말로 차량과 외벽에 설치된 그림 틈새를 촬영 하지 못하도록 막아 놓은채 확성기에 대고 "4·15 부정선거에 관심을 가져달라", "부정선거 증거 나왔다" 등 말을 반복했다. 일부 유튜버들도 서점과 벽화를 촬영하고 있었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건물앞에서 진보·보수 유튜버간 실강이가 벌어지고 있다. 2021.07.29 min72@newspim.com

오후 3시가 되자 지나가던 시민들과 유튜버들이 모이며 소란스러워졌다. 시민들은 더운 날씨에 손선풍기를 쐬거나 연신 손으로 부채질을 하면서도 현장을 지켰다.

벽화를 촬영하기 위해 한 유튜버가 다가가자 1인 시위를 하던 A씨가 틈새를 막아섰다. 앞이 가로막히자 유튜버는 "비키라"고 했지만 A씨는 "왜 반말하냐"며 언성을 높였다. 실랑이가 벌어지자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이 모여들면서 삽시간에 일대는 유튜버들과, 시민들, 취재진 등 30여명이 몰렸다. 유튜버들이 진영을 나눈채 한데엉켜 언성을 높이자 주변에서 구경하던 시민들도 편을 갈라 각자 성향에 맞는 진영을 옹호하며 말다툼을 하기도 했다.

오락실 앞에서 승강이를 지켜보던 시민 B씨는 "찔리는게 있으니까 안 보여주는거 아니냐"며 "떳떳하면 찍게 비켜주고 하지 왜 가로막냐"고 소리쳤다. 그러자 옆을 지나던 50대 남성이 "거 뭘 안다고. 그냥 조용히 하시라"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바깥과 달리 서점안은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2층으로 이뤄진 서점 안에는 20여명의 사람들이 중고서적을 보고 테이블에 앉아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서점 직원에 따르면 벽화가 그려진 건 2주 전쯤이다. 벽화가 완성되고 나서도 별다른 이목을 끌지 못했으나, 지난 28일 관련 기사가 나간 이후 오후부터 사람들이 몰려왔다고 전했다. 

외벽 앞을 막고 있는 차량들이 골목 안 주차장으로 가는 길을 막아 시민들이 영업방해로 경찰에 신고를 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건물앞에 그려진 벽화를 보기 위해 시민들이 몰린 모습.2021.07.29 min72@newspim.com

중고서점 직원 C씨는 "주차장 이용차량이 오면 벽화를 가로막고 있던 차량을 뺐다가 다시 막는 식으로 중재안을 마련했다"면서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잘 지켜지지 않을뿐더러 보수 유튜버 차량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서점 간판을 파손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C씨는 "영업종료가 오후 10신데, 어제 문 닫고 나가보니 여전히 벽화 앞에서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어 결국 11시까지 사람들이 다 갈때까지 기다리다가 집에 들어갔다"며 "오늘도 매장 오픈 시간은 9시30분이지만, 7시부터 매장앞으로 사람들이 몰려 문을 잠가놓은 상태에서 준비하고 9시부터 매장을 오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직원 한명만 있는 상황이라 오픈시간이 끝나도 퇴근을 할 수가 없다"며 "오늘도 오전 7시에 출근했지만, 어제와 비슷하게 11시까지 남아있다가 돌아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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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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