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스템 벤치마킹…계열사 심의 시작
역량 결집, 2050 탄소중립 선제적 달성 목표
[서울=뉴스핌] 김정수 기자 = SK그룹이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탄소감축 방법과 탄소 감축량을 인증하는 전문조직을 신설해 넷제로(Net Zero) 실행력 강화에 나선다.
SK그룹은 관계사들의 넷제로 로드맵 실행을 지원하기 위한 SK탄소감축인증센터(이하 인증센터)를 신설해 지난 23일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고 25일 밝혔다.
SK그룹은 인증센터를 최고 경영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내에 신설한 환경사업위원회 산하에 설치했다.
SK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제공=SK] |
인증센터는 SK가 독자 개발한 SK탄소감축인증표준(SK Carbon Standard)를 활용해 그룹 차원의 넷제로 등 친환경 경영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공유 인프라 기능을 수행한다.
SK탄소감축인증표준은 SK 관계사의 제품, 서비스를 통해 탄소를 절감하는 방법과 감축 성과를 평가·인증하는 시스템이다. 관련 분야의 글로벌 표준으로 평가받는 국제연합(UN) CDM(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공동 추진하는 온실가스 감축 사업 제도)과 미국의 민간 탄소배출권 인증기관인 베라(VERRA) 시스템을 벤치마킹했다.
앞서 SK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 달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기후 위기 극복 등을 위해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을 2050년보다 앞당겨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기로 공동 결의했다.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넷제로는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로서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으로 인증센터는 그룹 관계사가 제시한 탄소감축 방법론과 감축량을 ▲실제성(전체 배출원 확인 여부) ▲추가성(탄소감축을 위한 추가 노력 여부) ▲지속성(감축 효과 지속성 여부) 등을 기준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인증센터는 연말까지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SK하이닉스 저전력 반도체, SK루브리컨츠 친환경 윤활유 등 10건 이상의 탄소감축 방법론을 최종 심의하고 인증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신뢰도와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회계법인, 컨설팅 업체 등이 참여하는 제3자 사전 검증을 의무화했다. 또한 인증 심의를 맡는 인증위원 6명 중 50%를 외부 전문가로 채웠다.
SK 그룹 관계자는 "외국 민간업체를 통해 이뤄지는 탄소감축 평가는 절차가 복잡해 인증까지 평균 1년 6개월 가량 소요되지만 SK 인증센터는 그 기간을 6개월 내외로 대폭 단축할 수 있다"며 "인증센터를 통해 더 많은 탄소배출원을 찾아내거나 크레디트 시장 등 환경사업 역량을 고도화할 수 있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SK 환경사업위원회 그린 패러티(Green Parity) 소위원장인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민간 기업 최초의 인증센터인 만큼 외부 평가기관과 투자자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참여해 자발적 탄소시장 생태계를 선도하는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freshwat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