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호영 인턴기자 = 도쿄올림픽 개최 반대 시위가 거세지는 가운데 일본 나루히토(徳仁) 일왕이 직접 읽는 올림픽 개회 선언문에서 '축하' 문구가 지워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당초엔 2020 도쿄올림픽 개회 선언 문구중 "근대 올림피아드 축하(祝い·celebrating·축하하며)... 올림픽 경기 대회 개회를 선언한다"라고 번역했다. IOC는 올림픽 헌장에서 개회 선언 속 정치적 개입을 막기 위해 선언 예문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행사 별로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일본 나루히토 일왕의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2021.07.21 shinhorok@newspim.com |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은 지난 20일 한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궁내청은 대회 조직위원회와 더불어 일왕이 직접 읽어주는 올림픽 개회 선언문에서 축하의 뜻을 나타내는 문구를 변경하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라고 전했다. 궁내청은 일본 내각부 소속 국가행정기관으로 일본 황실과 관련된 업무를 전담한다.
니시무라 야스히코(西村泰彦) 일본 궁내청 장관은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나루히토 일왕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 확산세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치러지는 도쿄올림픽 대회에 대해 일왕이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가운데 개최는 대회로 인해 코로나 사태가 더욱 확산되지는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림픽 개최에 대한 일왕의 반응에 여러 논란이 일자 일본 정부는 "일왕이 아닌 장관 개인의 생각"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국민의 마음에 공감한 것"이란 반응이 주를 이뤘다.
IOC는 올림픽 헌장에서 개최국의 원수가 올림픽 개회 선언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명예총재로서 개회식에 출석해 개회 선언을 낭독하게 된다.
1964년 도쿄올림픽 당시 쇼와(昭和) 일왕이 개회 선언을 낭독한 선언문에는 '축하'라는 표현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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