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노사 교섭 성과 없이 끝나...16일 파업 가능성 커
광주 공장 이전, 3년째 답보..."용도 변경 기다리는 중"
원자잿값·운임가격 상승..."낮은 가동률, 고정비 부담"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금호타이어가 이중고에 빠졌다. 어려운 경영환경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데 노조 파업과 공장 부지 이전 문제까지 난제가 만만치 않아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조의 파업 가능성은 커졌다. 노조는 지난 14일 진행된 제11차 본교섭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이날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16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노조는 앞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76.54%로 가결시켰다. 노동위원회는 지난 12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려 노조는 사실상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사진=금호타이어] |
◆ 노조, 파업 가능성 ↑...공장 이전 "회사도 골치"
올해 금호타이어의 임금협상 단체 교섭의 쟁점은 ▲광주 공장 부지 이전 로드맵 공개 ▲공장 부지 매각 대급 차입금 상환 불가 요구 ▲2019년 반납한 상여금 200% 환원 기준 재설정 ▲베트남 공장 증설 대신 국내 생산 물량 증가 등이다.
이 중 노사 모두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건 '광주공장 이전' 문제다. 광주공장은 지난 1972년에 준공돼 시설이 오래됐고, 친환경차에 맞는 타이어 생산을 위해서 신공장 건설이 시급한 상태다. 그러나 공장 이전 사업은 벌써 3년째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금호타이어는 당초 광주시에 있는 빛그린국가산업단지로 공장을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지역 상생형 일자리 기업인 광주글로벌모터스가 들어서면서 충분한 부지 확보가 불가능해졌다. 대안으로 전남 함평군 빛그린사업단지 2단계 내 부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약 15만평 규모에 1조 2000억원을 투입, 오는 2023년까지 최첨단 친환경 설비를 갖춘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게 이 회사의 계획이다.
아울러 KTX광주송정역 역세권에 있는 현재의 광주 공장을 매각, 금호타이어의 차입금(1조8000억원)을 상환할 경우 매년 800~900억에 달하는 이자를 200억원대로 낮출 수 있어 재무 개선에 따른 추가 판매처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광주시의 결정이 지연되면서 공장 이전 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광주시는 금호타이어가 관내에 머무르길 원하고 있다. 공장이 함평군으로 이전하면 일자리와 연계되기 때문에 지역 여론을 신경쓰고 있는 상태"라며 "그러나 공장 부지가 없어 함평군으로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공장 이전은 광주 시와 논의 중이다. 용도 변경 허가가 떨어져야 부지 매각을 하고 공장 이전을 할 수 있다"라며 "신공장 건설로 생산량 확대와 품질 개선이 기대된다. 공장 이전 부분은 노조와 대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료=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
◆ 원자잿값·운임가격 상승...경영 어려움 가중
금호타이어에게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경영 환경이 좀처럼 나아지 않고 있다.
단적으로 타이어 원료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천연고무 가격은 1년 새 90% 가량 올랐다. 합성고무 가격도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물동량 증강 따른 운임 가격 상승도 이 회사에게는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물류비용 바로미터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9일 또 사상 최고치(3932.25)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지수(1103.47)보다 3배 이상 올랐다.
이밖에도 차입금에 따른 이자비용,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상무부의 반덤핑세도 경영 환경의 숨통을 조인다. 미국의 한국산 타이어 겨냥 반덤핑세율은 21.7%으로 확정될 전망이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타이어 수요는 호조이지만 금호타이어는 낮은 가동률과 높은 항만 운임·미국 반덤핑 관세 비용 등 높은 고정비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향후 신공장 건설과 재무구조 개선으로 영업 정상화를 기대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