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대규모 R&D·인력양성 계획 반겨…민간 투자금 크다는 지적도
[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정부가 '배터리 1등 국가'로의 도약을 위해 8일 내놓은 'K-배터리 발전전략'에 대해 배터리 업계는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배터리 연구개발(R&D) 세제혜택과 인재 육성 방안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LG화학 오창 전기차배터리 공장 생산라인. [사진=LG화학] |
하지만 배터리 3사가 매년 R&D에 총 1조원을 쓰고 있어 민간 투자금이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전략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소·부·장 기업들은 2030년까지 40조6000억원을 투자하고, 정부는 R&D·세제·금융 등을 지원한다.
이날 LG 측은 정부의 K-배터리 발전전략 발표에 화답해 15조원이 넘는 투자안을 밝혔다. 이날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는 별도로 투자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LG(LG에너지솔루션, LG화학)는 향후 10년간 R&D분야 9조7000억원을 포함해 총 15조10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하고, 국내 8000여개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각종 세제·인력양성 등 지원을 확대한다. 기존에는 조세특례법상 2차 전지에 대한 R&D는 대기업의 경우 최대 30%, 시설투자는 3%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었는데 세제혜택이 대폭 확대된다.
조세특례제한법 상 '국가전략기술 지정을 통한 세액공제' 항목이 신설된다. 이에 따라 국가안보,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한 분야 등의 기술에 대해 대기업의 경우 R&D비용 최대 40%, 시설투자는 6%까지 세액공제를 받게 된다.
업계는 세액공제율이 기존보다 대폭 확대됨에 따라 적극적인 R&D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현재 대학에서 전기차 배터리 관련 커리큘럼(교과과정)을 체계적으로 갖춘 학과가 석·박사 과정에 한정돼 있는데 정부가 인재 육성책을 내놓으면서 인재 확보가 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석·박사 핵심인력, 사용후 배터리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유관 전공학과에 이차전지 트랙 구축, 전공무관 이차전지 특화교육과정 신설 등을 통해 이차전지 인력을 매년 1100명 이상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전략에는 민간 투자가 많아 정부의 지원금이 더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기술혁신 전문펀드 300억원에 배터리 3사가 출연한 200억원, 민간투자 300억원을 더해 총 800억원 규모로 조성해 국내 이차전지 중소·중견기업의 R&D 지원에 투자한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내용이 알맹이가 없다는 평가도 있는데 이런 자리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라며 "'K-배터리'라는 명목하에 정부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자체만으로도 배터리를 차세대 사업으로 주도하게끔 지원하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급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배터리 및 공정에 관한 차별화된 기술 확보와 소재부터 완제품까지의 밸류체인 강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한국이 기술 허브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하고, 인재육성도 절실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 차원의 대규모 R&D 지원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것은 한국이 차세대 배터리의 주도권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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