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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도시재생은 옳다.. 다만 제 곳에, 효율있게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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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가는 도시재생의 재고찰
뉴타운 대체사업 될 수 없어...서울 '어버니즘' 재생이 도시재생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뉴타운에 반대하며 새로운 도시 개조 수단을 재개발이 아닌 도시재생으로 선택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대가 끝났다. 이렇게 되자 이젠 도시재생사업도 퇴색하고 있다. 고 박원순 시장은 1100억원의 시비를 들여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려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시장이 바뀌자 오히려 곳곳에선 도시재생을 단죄하는 분위기까지 역력하다. 심지어 오세훈 현 시장은 시 조직내 도시재생실을 폐지했다. 

아직 결론을 내긴 어렵겠지만 8년 넘게 진행돼온 도시재생은 실패라고 단정해도 그다지 무리는 아닌 것 같다. 무수한 사업계획이 발표됐지만 종로구 창신·숭인동을 제외하곤 공식적으로 완료된 곳도 없다. 주민 생활이 편리해지기보단 서울시가 시민혈세로 거의 무상 지급해준 주민센터, 청년지원시설에 창업을 준비한다는 '청년'들이 몇명 모이고 시가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소규모 전시장이나 카페 몇 곳이 생겼을 뿐이다.

주민들의 40~50년된 노후 주택은 약간의 보수만 이뤄졌을 뿐 여전히 녹물을 우려해야하고 수도관이 노후돼 물이 새는 것을 걱정해야한다. 주차장은 여전히 부족하다. 진입로는 포장을 다시하고 가로등이 설치되고 벽화가 그려졌지만 좁아서 불편한 건 똑같다. 뉴타운을 대체하겠다는 도시재생의 '원대한 포부'는 사실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도시재생은 실패했을까? 그것은 바로 주거지역 개조 수단으로 도시재생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 어땠을까? 실패한 박원순표 도시재생, 정치적 목적이 없었다면?

도시재생이 서울에서 재개발의 대체수단으로 떠오른 것은 다분히 정치적 목적에 기인할 것이다. 이명박 전 시장이 뉴타운 바람을 일으킨 후 열린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의 오세훈 후보는 중단없는 뉴타운 정책을 간판 공약으로 내걸었다. 뉴타운은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서울 자치구청장, 경기 시장·군수 선거에서도 한나라당 후보라면 한결같이 내건 공약이었다. 여기에 무너진 현 더불어민주당으로선 보수우파의 뉴타운은 적폐였고 청산 대상이 됐다.

결국 서울시장이 된 박원순 시장은 이명박·오세훈 시정(市政)의 '설겆이'를 표방하며 뉴타운 출구전략을 추진했다. 그리고 개발수단으로는 재개발이 아닌 유럽 도시에서 많이 적용되고 있는 도시재생을 선택했다. 전면철거에 반대한다는 설득력 있는 일반론을 내세우고 아직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도시재생이란 개발수단을 선택한 것이다.

결과에서 확인했듯이 도시재생은 재개발을 대체할 수 없었다. 아니 애초 도시재생이 주택 재개발을 대체할 것이라는 박 시장의 방침에 대해 시장은 기대가 없었다. 도시재생 사업으로는 노후주택을 고쳐서 사용하는 개량 정도가 아니라 도로, 상권, 공원 나아가 학교까지 포함한 주거환경의 물리적 개조라는 재개발 그리고 재건축의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1100억원이란 시민 혈세를 들여 그 것을 증명한 것 뿐이다.

단지와 가까운 주변 주민들만 누리는 주거지역 개조에 뜬금없이 시민혈세를 갖다 쓴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재개발 조합원들의 분담금과 일반분양 수익금으로 받아냈던 도로, 공원, 학교 등을 시 재정으로 건사해야했으니 세금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지사. 그럼에도 성과는 시원찮은, 그야말로 나쁜 '가성비'를 보인 것이 도시재생사업이다. 차라리 그 돈과 정성을 주거지역이 아닌 노후 상권, 업무지역, 소지역 중심지를 개조하는 거점형 도시재생에 쓰는 것은 어땠을까?

◆ 도시재생은 어버니즘의 구현수단...역사·문화 등 거점형 사업에 집중해야

도시사회학 용어로 '어버니즘'이란 말이 있다. 도시성(性)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600년 역사를 지닌 서울의 어버니즘을 박 전시장은 '역사와 전통'으로 꼽았다. 이 어버니즘을 구현할 수 있는 사업에 도시재생을 선택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주택 재개발이 아니라 말이다.

박 시장은 성수동 제화거리를 가꾸면서 도시재생을 추진했다. 이 역시도 당장의 결과는 뚜렷하지 않다. 성수동 제화거리가 박 시장이 구상했던대로 관광지가 됐다고 보긴 어려우며 제화업계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니라서다. 하지만 이는 준공업지역이란 성수동 지역 특성에 따른 것으로 이 지역의 활력은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서울숲 주변의 싼 임대료 덕분에 시험적인 핸드 메이드 가게, 레스토랑, 까페 등이 생기고 있다. 이런 가게들이 모인 곳을 '성수동 아틀리에길'이라고 불리고 있다. 또 성수동 공장 지역에서 공장 건물을 복합 문화 공간으로 바꾼 '대림창고', '베란다 인더스트럴'은 유명 관광지로 부각되고 있다.

전통과 역사성을 구현하기 위해 구축한 한양도성 복원과 거점형 도시재생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는 새 광화문 광장 조성 그리고 구한말 신식가옥의 보전 등의 사업으로 공동화(空洞化)에 시달렸던 도심은 관광지로서 새로운 활력을 얻고 있다. 더욱이 박 시장이 추진하려던 창동 일대 약 98만㎡ 규모 경제기반형 도시재생활성화사업 등도 사업의 결과가 기대되는 곳이다.

물론 성수동의 과거 50년전 수제화로 성장했다고 다시 수제화 중심지로 유도하는 것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는 있다. 하지만 최소한 사양산업화 되면서 쇠락해가는 지역에 활력을 넣어줬다는 점에 도시재생은 옳았다고 말할 수 있다. 

애초 닭 잡는 칼과 소 잡는 칼은 다르다. 박 시장의 실수는 도시재생을 뉴타운으로 대척점으로 선택했던 것이 아닐까? 역사든 문화든 공업입국이든 첨단산업이든 서울의 어버니즘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사업 수단은 도시재생이다. 도시재생은 없어져야할 사업이 아니라 필요한 곳을 찾아서 추진돼야할 사업이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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