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일 노조 전면 파업 돌입...생산 차질 불가피
대우조선 인수 기한도 9월 30일로 연장...EU 기업심사 결정 연기 영향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현대중공업이 연일 선박 수주 릴레이를 벌이며 연간 목표치의 90%를 넘기는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노동조합 파업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지연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오는 9일까지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전면 파업은 지난 2019년 6월 이후 처음으로 노조는 크레인을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2020년 7월 4시간 파업에 돌입한 현대중공업 노조. [제공=현대중공업 노동조합] |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이유는 지난 2년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안이 부결된 뒤 노사 교섭이 제대로 성사되지 않고 있어서다. 2년치 교섭안 부결은 2020년 임단협 내용 중 기본급이 동결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월 사측과 교섭안을 마련했지만 자체 투표에서 교섭안 통과가 부결됐고 4월에 2차 투표에서도 부결됐다.
이후 노사는 지난달 23일부터 실무교섭을 시작했지만 2년치 임단협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6월 내에 지난 2년치 교섭안부터 타결하자고 주장했고 사측은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에 노조는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으로 노조는 6일부터 9일까지 하루에 8시간씩 파업에 돌입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에 2021년 교섭안을 전달하며 지난 2년치 교섭을 6월 내에 끝내자고 했지만 사측 거부로 물거품이 됐다"며 "수많은 투쟁으로 어렵게 교섭이 재개됐음에도 사측은 교섭안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국내 조선 수주 회복세에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대화에 찬물을 끼얹는 파업행위를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산 차질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 측이 지난 2018년 파업 당시 추정한 하루 평균 손실액은 83억원이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는 일방적인 요구 사항 관철을 위해 크레인 점거, 방역수칙 위반 등 시대착오적인 불법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2년째 추진 중인 대우조선해양 인수 역시 늦어지고 있다. KDB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조선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30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현물출자 및 투자계약 기한을 오는 9월 30일로 연기했다. 당초 대우조선해양 인수 여부는 6월 중에 판가름날 것이 유력했지만 9월로 연기된 것이다.
이번 산업은행의 현물출자 및 투자계약 연장 결정은 유럽연합(EU)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심사를 코로나19를 이유로 연장하면서 국내 인수합병 결정 역시 연기된 것이다. 산업은행이 현물출자 투자계약을 연장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양 사의 합병 일정이 또 다시 연기되면서 합병 반대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위치한 거제시는 11만명이 대우조선 매각 반대 서명에 동참했으며 국회에서도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지연심사를 무산시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대우조선 매각이 늦어지면서 여론 역시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EU를 비롯해 각국 경쟁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는데 기업결합의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기업결합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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