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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풍납·성수공장 철거위기··· 버티는 삼표 "어디로 가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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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청 풍납공장 일부 철거, 내년 6월 성수공장 이전
서울 도심 유일 레미콘 사업장, 점유율 하락·공기 지연 '우려'

[서울=뉴스핌] 조석근 기자= 국내 레미콘 업계 2위 삼표산업의 서울시내 레미콘 공장이 철거 위기에 놓였다. 서울 풍납동, 성수동에 위치한 공장들로 레미콘 업계 내 서울 도심 공장은 이들 단 두 곳이다.

풍납공장의 경우 이미 송파구청이 6월 들어 일부 철거를 진행했다. 성수공장은 서울시와의 협약상 내년 6월까지 비워줘야 한다. 이들은 1970년대부터 운영된 공장으로 서울시내 공사현장에 가장 빨리 레미콘을 공급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서울=뉴스핌] 삼표 풍납공장 레미콘 차량과 콘크리트 생산시설 모습. [사진=뉴스핌 DB] 2019.09.12 photo@newspim.com

업계에선 이 공장들이 철거, 이전될 경우 정부의 대규모 주택공급 사업을 비롯한 시내 현장들의 공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삼표산업은 레미콘 사업장이 일종의 혐오시설로 분류되는 만큼 대체부지 마련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강제 철거' 들어간 풍납공장, 속타는 삼표

1일 서울 송파구청에 따르면 송파구청은 삼표산업 풍납동 레미콘 공장(2만1076㎡) 중 16~17%에 해당하는 3300여㎡ 부지에 대한 철거작업을 완료했다. 정문 출입구, 교육장 및 레미콘 차량 주차장 일부다. 삼표측이 송파구에 인도 가능하다는 의사를 나타낸 부지이기도 하다.

삼표구청 관계자는 "전체 16개 필지 중 3개 필지에 대한 철거를 진행했다"며 "삼표 풍납공장의 완전 이전을 목표로 올해 1월부터 공시지가를 반영, 공장부지 전체 부지에 대한 23억원의 변상금을 지급하도록 통보했다"고 말했다.

삼표산업은 이 풍납공장을 1978년부터 운영했다. 서울 도심 개발이 본격화되지 않은 시점이다. 당시 송파구는 강남 3구로 들어가는 지금과 달리 시 외곽에 해당했다. 도심이 확장되면서 레미콘 공장 대부분이 수도권 외곽으로 이전했지만 풍납공장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삼표산업 풍납공장(빨간 동그라미). 아래쪽으로 풍납토성과 문화재 발굴현장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송파구청] 2021.06.30 photo@newspim.com

사실 삼표산업 풍납공장은 송파구청 표현대로면 법적으로 '무단 점유' 상태다. 지난해 1월 서울시 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결정으로 부지 전체 소유권이 서울시와 송파구로 완전 이전됐다. 송파구가 삼표측의 사용연장 신청을 불허하면서 삼표측은 지난해 7월부터 버티기에 들어갔다.

송파구는 철거된 해당 부지에 곧바로 문화재 발굴에 착수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지역은 역사유적인 풍납토성과 밀접한 지역이다. 백제 초기 수도인 위례성 성곽으로 추정되는 풍납토성 연장구간과 방어시설인 해자가 위치한 곳이어서 연구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송파구청과 풍납공장의 분쟁은 2006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사실 풍납공장 이전은 이 지역 숙원사업이다. 레미콘 공장의 소음, 분진과 차량 매연에 대한 민원이 줄을 이었다. 문화재청이 2000년대 초 풍납토성 보존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송파구는 풍납공장을 완전 이전, 문화재 발굴 후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할 방침이었다. 2014년 삼표측과 이전 협의가 결렬되면서 줄곧 강제수용 절차를 밟았다.

문제는 삼표측이 풍납공장을 대체할 부지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서울시내에 풍납공장과 비슷한 규모의 공장을 짓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울시 외곽지역은 물론 수도권 일대 부지 확보도 마찬가지. 업계 관계자는 "콘크리트를 배합하고 레미콘 차량들이 집결하는 공장 특성상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설립을 위한 지자체 인허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표측은 최근 송파구측에 수용재결 취소, 손실보상 증감, 사용허가 불허 취소, 변상금 부과 취소 등 4건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 송파구측이 보상금 반환에 관한 맞소송을 제기하면서 총 5건의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최소 2~3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삼표산업 서울 성수공장 모습 [사진=삼표그룹] 2021.06.30 photo@newspim.com

◆성수공장 이전 시점 '코앞' 건설업계 시공 차질 '우려'

삼표측 입장에선 서울 성수공장도 아쉬운 상황이다. 성수공장은 면적 2만7828㎡, 생산량 시간당 1080m³로 서울 소재 레미콘 공장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생산량 자체는 풍납공장보다 두 배가량 많다. 천마콘크리트 강남 세곡공장(720m³/hr), 신일씨엠 송파 장지공장(720m³/hr)의 경우 서울시 외곽이다.

서울소재 레미콘 공장 4곳 중 서울 도심과 가까이 위치한 경우는 성수공장, 풍납공장 둘뿐이다. 이 성수공장은 내년 6월까지 비워주기로 서울시와 성동구청, 현대제철과 2017년 합의안을 마련했다. 성수공장 부지 주인은 현대제철이다. 현대제철이 소속된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 사위다.

서울시는 성수동을 포함한 성동구 일대 서울숲을 원래 61만㎡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삼표 성수공장 일대가 빠지면서 당초 계획보다 면적이 3분의 1가량 줄었다. 서울시는 삼표 공장 이전이 완료되면 원래 계획대로 서울숲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삼표측이 대체부지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사실상 성수, 풍납공장을 모두 폐쇄 수순을 밟아야 한다고 본다. 삼표산업은 전국 25개 공장을 운영 중인데 현재 공장들은 안양, 용인, 화성, 오산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레미콘 공장은 시멘트와 물, 자갈을 섞어 콘크리트를 만든다. 이 콘크리트를 건설현장까지 차량으로 운송해야 하는데 콘크리트는 생산 후 90분가량이 지나면 굳기 시작한다. 콘크리트 품질이 크게 저하되는 만큼 90분 내 적시 공급이 중요하다.

삼표산업은 수도권 출하량 기준 점유율 15%가량의 레미콘 업계 2위권이다. 삼표의 시장점유율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 성수, 풍납공장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서울 도심권은 물론 인접지역으로 가장 빠른 공급이 가능한 공장들이다.

정부는 지난 2월 2025년까지 서울에 32만가구를 공급, 이 가운데 29만8000가구를 신축하기로 했다. 건설업계에 대형 호재지만 두 공장이 이전될 경우 서울시내 레미콘 공급도 상당 부분 차질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업체 대부분이 공장을 수도권 외곽에 둔 상황에서 서울시내 두 곳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삼표산업에 엄청난 강점"이라며 "공장 이전은 시장 내 점유율과 직결되는 만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mys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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