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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군사경찰단장, 국방부 보고서에 '성추행 사망' 사실 삭제 지시 의혹

기사입력 : 2021년06월21일 11:23

최종수정 : 2021년06월21일 11:23

'성추행 사망' 사실 기재한 실무자에 4차례 삭제 지시 정황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공군 여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 사망사건 관련, 공군본부의 군사경찰단장이 국방부에 '허위 보고'를 하려고 한 정황이 발견됐다.

군인권센터는 21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사건의 조직적 은폐에 공군 수사 라인 수뇌부가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성남=뉴스핌] 윤창빈 기자 = 지난 7일 오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모 중사의 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이 조문을 하고있다. 이 중사는 지난 3월 선임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신고한 뒤 두 달여 만인 지난달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2021.06.07 pangbin@newspim.com

앞서 서욱 국방부 장관과 이성용 전 공군참모총장은 피해자가 사망한 채 발견된 당일인 5월 22일, 사건 보고를 받을 때 '단순 사망사건'으로 보고를 받았다. 즉, 사망 사건이 성추행 관련이라는 점은 알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서 장관과 이 전 총장은 사망 3일 뒤인 5월 25일에야 사망사건이 성추행 관련 사건임을 인지했다.

그런데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이 국방부 조사본부에 올릴 사건 보고서에서 '사망자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삭제하도록 직접 지시한 정황이 확인됐다.

당초 공군본부 군사경찰단 실무자는 국방부 조사본부에 올릴 사건 보고서에 해당 내용을 기재했지만,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이 4차례에 걸쳐 이 사실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 군인권센터 측 설명이다.

군인권센터는 "대담하게도 국방부에 허위보고까지 감행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공군 수사 지휘라인은 사건을 공군본부 내에서 적당히 처리하고 무마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 공론화가 되지 않았다면 사건은 그대로 묻혀 버렸을지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국방부는 이들에 대한 감사를 수사로 전환하지 않고 있다. 애꿎은 수사 실무자들만 직무유기 혐의로 내사 중"이라며 "(국방부는) 사건 은폐의 마각을 남김없이 드러내기 위해서는 군사경찰단장을 즉시 허위보고죄로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미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며 "(관련 내용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범위에 넣고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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