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12% 점유율로 손보업계 4위 '성장 정체'
희망퇴직·장기인보험 판매 강화 등 구조조정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손해보험사 '빅4'중 하나인 KB손해보험이 구조조정 및 체질개선 노력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 년째 성장이 정체되고 실적이 하락하자 2년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는가 하면 장기인보험 상품 판매 강화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암보험이나 어린이보험 같은 장기인보험은 단기간에 수익성 및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손해율 상승 리스크가 있다.
KB손보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6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했다. 다른 손보사들이 코로나19에 따른 반사효과 등으로 대부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손해보험업계 시장점유율도 12%대로 최근 3년간 정체 상태다. 업계 5위 메리츠화재가 장기인보험을 공격적으로 판매하며 점유율을 해마다 1%포인트 정도씩 끌어올린 것과 대조적이다.
1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원수보험료 기준)은 12.7%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이후 12.3%에서 장기인보험 판매효과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업계 5위 메리츠화재의 경우 점유율이 2018년 8.8%에서 2019년 9.6%, 지난해 10.3%로 해마다 1% 포인트 정도 상승하며 KB손보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021.06.14 tack@newspim.com |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KB손해보험은 전임 대표시절 내재가치 경영 중심으로 해왔지만 손익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떨어지자 신임 대표가 장기인보험 등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 아니겠냐"며 "다만 장기인보험은 손해율이나 사업비 측면에서 위험 부담이 있어 최근 보험사들간 마케팅 경쟁은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기인보험 등 기존 상품 판매 전략에 변화를 주는 한편 KB손보는 보험사들의 미래먹거리로 통하는 헬스케어 사업에도 나섰다. 보험업법 개정으로 보험사들은 가입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까지 의료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KB손보는 헬스케어 관련 자회사 설립을 검토중이다.
당장 오는 2023년 도입되는 보험사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대비하기 위한 자본확충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올해 1분기 기준 KB손보의 지급여력비율(RBC)은 163.3%로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50%를 살짝 넘겨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RBC 비율은 300%대다. KB손보는 연내 8000억원 수준의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이라는 국내 1위 지주사를 보유한 점에 비하면 KB손보의 손보업계내 점유율이나 영향력은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편"이라며 "체질개선은 손보사들의 공통과제이고 결국 누가 디지털전환 등 미래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판도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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