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의원, 野 유상범 의원의 '사건축소' 녹취록 공개
김 의원 "조수진, 눈 크게 뜬다고 똑똑한 것 아냐" 비난
국민의힘 의원들, 청문회 거부...12시 넘겨 자동 산회
文, 열흘 이내 재송부 요청...보고서 안내면 임명 강행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여야 의원들의 극한 대립으로 결국 파행에 이르렀다. 국회가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재송부를 요청하고 이후 임명을 강행할 전망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26일 오전부터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청문회는 이날 오후 7시경부터 저녁식사를 위해 정회를 한 후 오후 8시 30분부터 속개할 예정이었으나 정회 직전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간 갈등이 빚어지며 파행을 겪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kilroy023@newspim.com |
발단은 김 의원이 질의 도중 검사장 출신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변호사 시절 경기 파주 한 병원의 무면허 대리수술 사망사건에 관한 상담을 해주는 과정에서 '사건 축소'를 제안했다는 녹취록을 회의장에서 재생했다.
김 의원은 "이게 전관의 힘"이라며 "지금 나온 이 사건 수사해야 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고위공직자로서 그런 상담을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사건을 선임하기 전 상담하는 단계였고, 그 이후 수임한 사건도 나중에는 사임했다. 사건에 대해 어떤 역할도 관여도 없다"고 반박했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이런 형태로 상임위 과정에서 상대 의원을 명예훼손 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면 참기 어렵다"고 항의했다.
야당 법사위원들이 일제히 항의하자 김 의원은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조 의원은 툭하면 제 얘기를 하는데, 눈을 그렇게 크게 뜬다고 똑똑해 보이지 않는다"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회의를 진행하던 법사위 여당 간사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표현을 정제해달라"고 진화에 나서며 저녁식사를 위한 정회를 선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항의하며 청문회장에 들어오지 않았고, 결국 청문회는 26일 밤 12시를 넘겨 자동 산회했다. 결국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 시한인 26일도 여야 공방 속에 넘어갔다.
국회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전날까지 대통령에 보내야 하지만 국회가 송부 기한을 넘기면서 대통령이 10일 이내로 기한을 정해 청문보고서를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하게 됐다.
대통령의 재송부 요청에도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대통령은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 들어 야당의 동의 없이 임명된 장관급 후보자는 32명에 달한다.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기념 특별연설에서 김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과 관련, "김오수 후보자가 법무부 차관을 했다는 이유로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한다는 것은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법무부는 대검 검사들이 검사장 등 자리를 순회하면서 맡고 있고 어느 자리든 현 정부에서 임명된 것은 마찬가지"라고 일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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