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긴급 과제인 이주·디아스포라의 확산·기후변화 등 토론
미래학교 온라인 사이트 통해 실시간 생중계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에 '미래학교'가 22일부터 문을 연다. 베니스 현지에서는 누구다 쉬었다 갈 수 있는 '미래학교' 공간을 제공하고 온라인을 통해서는 전 세계인들과 기후변화와 디아스포라 등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마련한다.
제17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은 22일 오전 11시(이탈리아 현지시각) 개막한다. 개막일을 하루 앞둔 21일 서울 아르코미술관에서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신혜원 감독과 주요 참여 작가가 참석해 국제건축전 한국관 전시 기획과 전시주제인 '미래학교'에 대해 소개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1.05.21 89hklee@newspim.com |
신혜원 감독은 코로나19가 발생되기 전 한국관 전시 주제로 '미래학교'를 제안했다. 당시 만해도 건축전의 주제로 '미래학교'를 다루는 것이 방대할 것이라는 시선이 있었지만, 코로나 시대를 맞으면서 '미래학교'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 갑작스럽게 닥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미래'를 준비할 시간이 당겨졌기 때문이다.
한국관이 선보이는 '미래학교'는 미래학교 참가자와 관객이 함께 더 나은 미래에 대해 탐색하며 서로의 아이디어와 프로젝트를 교류하는 장이다. 현지에서는 관람객 누구나 한국관에 머물며 토론에 참여하고 쉬었다 갈 수 있고, 코로나19 상황을 대비해 온라인에도 '미래학교' 채널이 만들어졌다.
신혜원 감독은 "미래학교는 인류의 긴급한 과제인 '이주, 디아스포라의 확산, 기후변화의 충격, 사회적·기술적 변화의 속도' 등 현재와 미래의 과제에 맞서 새로운 다중적 연대를 구축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학교 온라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는 미래학교의 가상 캠퍼스로 워크숍, 토론, 가상 전시 등을 다루는 공간이다. 신 감독은 "참가자들은 베니스 현지 캠퍼스와 미래학교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디지털 캠퍼스 속에서 기존의 배움을 내려놓고 새로 배우는 과정에 동참하게 된다"며 "전시와 워크숍, 설치, 대화 프로그램 등의 형태로 50여개의 프로그램과 200명의 참여하며 이러한 과정은 미래학교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기록하고 송출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한국관 미래학교 부엌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1.05.21 89hklee@newspim.com |
한국관은 환경과 이주 등의 문제를 다룬 다양한 공간과 토론이 펼쳐진다. 이소진, 건축사사무소 리옹 등이 참여한 '공간 혁신:공원과 시민적 자긍심'은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도시공원 내에 생활 밀착형 공간이자 공공장소가 사회와 어떻게 시너지를 내는지 공간을 구성하고 온라인을 통해 참여자들과 토론도 나눈다.
이소진 작가는 "우리의 삶이 지속가능하려면 멈출줄 알아야 하고 여유를 가져야하며 자연과 어우러진 가운데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비엔날레에 소개하는 프로젝트는 2013년 이후 저희가 작업한 것 중 4개를 꼽은 것으로 시민들이 관심 있어하는 프로그램들"이라며 "이와 함께 최고의 공공장소인 공원이 사회와 어떤 시너지를 내는지 알아본다"고 첨언했다.
김아연 조경 건축가는 '블랙메도우:사라지는 자연과 생명의 이야기'로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김아연의 '블랙메도우'는 카페트를 닮은 작품으로 미래학교 베니스 캠퍼스의 중심부에 설치된다. 카페트 위에 앉거나 누울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김아연 '블랙메도우'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1.05.21 89hklee@newspim.com |
안락한 공간을 제공하는 작품이지만, 그의 작품은 지구 전체 앞에 놓인 삶과 죽음을 고찰하는 공간으로써의 역할을 한다. '블랙 메도우'는 생명이 사라진 자연을 상징하는데, 김 작가가 이 작품을 구상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로봇 청소기와 진공청소기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갈대로 만든 빗자루의 제작이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다. 국내에서는 충청남도 서천군에서는 갈대로 빗자루를 만들어 판매하며 생계를 이어왔던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다.
김아연 작가는 "극단적으로 생명이 다 사라진 상태의 자연을 '블랙메도우'로 부르는데 이를 갈대로 만든 빗자루에 비유했다"며 "미래학교에서 기후변화로 생명이 다 사라진 자연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송호준 작가는 리오 제임스 스미스와 '미래학교 식량 채집' 전시를 준비했다. 이는 베니스 및 인근 지역에서 진행되는 식량 채집과 지속가능성 현장에 대한 연구다. 계획대로라면 베니스 현지에서 이뤄졌어야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국내에서 이어갔다. 미역을 바라보는 동서양의 관점을 비교하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떠돌아다니는 미역의 이동에서 난민의 모습도 담았다. 이들의 탐사 내용과 결과가 미래학교에서 기록되고 전시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한국관 내 페이퍼 룸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1.05.21 89hklee@newspim.com |
이외에도 미래학교 부엌에서는 도예가 정미선이 디자인한 제주 옹기에 담은 차와 음료로 방문객과 참가자들이 휴식을 취한다. 그래픽 디자이너 크리스 로가 디자인한 '프로세스 월'은 '미래학교 약속문'과 참가자들의 전시, 워크숍 결과물이 A4용지로 프린트돼 프로젝트 과정을 방문객과 공유한다. 한국관 옥상은 비엔날레 역사상 처음으로 방문객에게 개방된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은 지난해 전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으로 행사를 1년 뒤로 연기했다. 오는 2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2일부터 11월 21일까지 베니스 일대에서 열린다. 한국관 '미래학교'는 21일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스페이스필룩스 오프닝을 시작으로 22일부터 11월 21일까지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에서 진행된다. 개막식은 이날치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안문가 안은미의 오프닝 퍼포먼스와 미래학교 사운드의 장영규가 참여해 다채로운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제공한다. 오프닝은 미래학교 온라인 및 유튜브 한국관 미래학교 공식 채널에서 온라인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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