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차질에 편의점 발주 제한…일부 지점서 재고판매
경쟁사 판매 반사이익도…KT&G "대책 마련중"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KT&G가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인해 '릴 하이브리드2.0'의 주문 접수를 중단했다. 전자담배 부품 중 하나인 반도체가 부족해 기기 생산에 차질이 생겨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편의점 업계 등에 '릴 하이브리드2.0' 발주를 제한한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미 전자담배 기기를 보유하고 있던 사람들에겐 크게 문제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의 공급부족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기기 고장이나 분실 등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경쟁사는 반도체 수급 문제를 겪지 않는 것 역시 이런 우려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현재 경쟁사인 필립모리스나 BAT 코리아 등도 전자담배 생산에 반도체를 활용하지만 현재까지는 수급 상의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반도체 수급 문제가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KT&G가 매출 상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반도체 대란의 영향을 받은 KT&G 상품. 2021.05.13 jellyfish@newspim.com |
◆자동차 업계에 영향 미친 '반도체 대란' 전자담배 생산까지 영향 미쳐
현재 전세계가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내년까지 반도체 수급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반도체 수급 문제가 자동차 뿐만 아니라 전자담배 수급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수급 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게된 제품은 KT&G의 '릴 하이브리드 2.0'이다. KT&G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 불안 현상에 따라 '릴 하이브리드 2.0'에 필요한 반도체 부품의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며 "조속한 공급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급이 문제 되는 이유는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에 반도체 소재가 부착되기 때문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스틱을 가열해 온도를 제어하는 배터리 보호회로와 전원 제어장치 등의 기능을 위해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 반도체)가 쓰인다. 시스템 반도체는 전자기기를 제어하고 운용하는 반도체다.
KT&G는 이달 초부터 편의점 등 업체별로 발주를 제한한다는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물론 재고가 남은 일부 편의점과 릴 미니멀리움이라는 체험 판매점 5곳에선 구매가 가능하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삼성전자,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술 'I-Cube4' [사진=삼성전자] 2021.05.06 iamkym@newspim.com |
◆반도체 수급 부족 '장기화'시 고장수리 수요 감당 어려워…경쟁사에 유리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업계는 반도체 수급 문제가 장기화 될 경우 KT&G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봤다. 기기를 이미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기기가 고장나거나 쓰던 기기를 분실할 경우 신규 수요를 경쟁사에 내줄 수 밖에 없다. KT&G의 경쟁사인 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의 전자담배 제품은 아이코스와 글로(GLO) 프로로 꾸준히 판매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BAT코리아의 경우 최근 글로 프로 판매를 시작한 지 3주만에 10만대를 돌파했었다.
경쟁사들의 경우 반도체 수급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경쟁사 관계자는 "이번 KT&G의 반도체 수급 차질 이후 전수조사를 실시했다"며 "현재까지 자사 제품의 경우 반도체 수급 문제가 생산 차질로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KT&G의 인기 제품 중 하나인 릴 하이브리드 2.0이 오랜 기간 판매가 어려워지면 소비자들은 경쟁사로 옮겨갈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힘들다.
이에 KT&G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상의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릴 하이브리드 2.0에 한정된 문제"라며 "다른 제품들의 경우는 차질없이 생산 및 판매가 이뤄지고 있고,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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