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지상파, 종편, 케이블 드라마의 편성 전략이 다변화되고 있다. OTT 오리지널 콘텐츠와 유튜브 등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이같은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 tvN-SBS 금토드라마 공격적 편성…단막극·4부작도 선봬
몇년 째 tvN의 금토드라마 성공 신화에 이어 SBS에서 주말 황금시간대에 공격적으로 주요 드라마를 편성해왔다. tvN에서 '응답하라' 시리즈를 비롯해 다양한 드라마가 10%를 훌쩍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SBS에서는 지난 2019년부터 '열혈사제'를 시작으로 '녹두꽃' '스토브리그' '하이에나' '펜트하우스' '모범택시' 등을 선보이며 새로운 황금 시간대를 개척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펜트하우스2' 포스터 [자료=웨이브] 2021.03.30 nanana@newspim.com |
특히 올해 수많은 화제를 불러모았던 '펜트하우스'의 경우 당초 시즌1이 월화드라마로 편성됐으나 시즌2는 금토드라마로 시간대를 옮기며 더욱 화제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누렸다. 이후 6월 4일부터 방송되는 시즌3는 주 1회, 금요드라마로 편성이 변경됐으며 그간 고정돼있던 월화, 수목, 금토드라마의 편성 관행을 또 한번 깰 전망이다.
SBS의 편성 다변화와 함께 KBS와 MBC에서도 몇 차례 변화를 거쳐왔다. 지상파 3사는 차례로 월화 밤 10시대에 기존에 주력 드라마를 편성하던 습관을 버리고, 예능, 교양, 단막극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배치해 실험을 해왔다. 몇 차례 월화드라마가 폐지됐다가 다시 부활하곤 하는 과정을 거치며 부진을 겪은 작품도 여럿이다.
그 가운데서도 KBS와 MBC는 단막극을 통해 계속해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해왔다. KBS에서는 지난해 5편의 단막극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 4월 20일에는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장애 이해 드라마 '나의 너에게'를 방영했다. MBC에서도 지난해 웨이브와 함께 씨네마틱 드라마 SF8을 선보이며 업계와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CGV에서 열린 'SF8' 제작보고회에서 배우들과 감독들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7.08 dlsgur9757@newspim.com |
◆ 완전히 자리잡은 시즌제 드라마…다양한 취향 반영한 결과
특히 지상파와 케이블 등의 드라마는 유튜브, OTT 플랫폼과 만나 새로운 포맷으로 변화하고, 확장됐다. 넷플릭스, 왓챠 등에서 해외 시즌제 드라마가 적극적으로 소비되고 '킹덤' '스위트홈' 등 오리지널 콘텐츠 역시 시즌제 시리즈로 제작되면서 지상파, 케이블에서도 시즌제는 더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올해 가장 뜨거운 화제를 모은 드라마 SBS '펜트하우스'가 시즌제로 제작돼 시즌2까지 3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큰 사랑을 받았다. 2019년에 제작된 MBC 첫 시즌제 드라마 '검법남녀' 역시 마니아들을 양산하며 9.9%의 시청률로 흥행을 기록했다. tvN에서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14.1%로 사랑받은 데 이어 시즌2가 6월 17일 첫방송을 앞두고 있다.
특히 tvN에서는 시즌제 드라마를 본격적으로 뿌리내린 것은 물론, 스핀오프 콘텐츠를 추가 제작하며 OTT와 합작 효과를 냈다. 드라마 '마우스'의 경우 스핀오프 콘텐츠인 '더 프레데터'를 자사 OTT 티빙을 통해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구미를 제대로 자극했다. 이밖에 JTBC 드라마 '괴물'도 티빙을 통해 무삭제판을 단독 공개해 마니아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MBC] 2021.05.10 jyyang@newspim.com |
이밖에 MBC에서는 19일 첫 방송되는 드라마 '목표가 생겼다'를 2주간 수, 목요일에 4부작으로 편성하며 신선한 시도를 이어간다. 이 작품은 2020년 극본공모전 당선작으로 김환희, 류수영, 김도훈이 출연한다. MBC에서 그간의 부진으로 과거 드라마왕국의 빛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새 활력을 불어넣을지 기대를 모은다.
분명히 미디어 환경은 변하고 있고, 편성 전략도 자연히 그 뒤를 쫓고 있다. 시즌제, 숏폼, 스핀오프, 단막극까지 불과 몇 년 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다양한 포맷이 쏟아져나왔다. 이와 관련해 한 방송 관계자는 "지상파의 저조한 시청률은 위기감을 넘어 절박함에 다다른 상태"라면서도 "시청자들의 다양한 취향에 따라 고정돼있던 드라마 형식과 포맷, 장르, 편성 관행이 달라지는 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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