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진단'은 의료진 판단의 뜻, '검사'가 맞아"
"자가검사키트, 정확도 낮아 보조수단으로 활용"
"유흥업소 출입 위한 사용 목적으로 부적절"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정부가 간편하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가진단키트' 명칭을 앞으로 '자가검사키트'로 통일해 사용하기로 했다.
'진단'이라는 명칭이 의료인의 판단이 반영된다는 의미로, 정확도가 낮은 자가검사키트 사용에 오해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속항원키트'와 같은 명칭도 앞으로 자가진단키트로 통일해 사용한다.
그러면서 '자가검사키트'를 유흥업소 등 다중이용시설 사용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3일 오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서 제출 의무화 조치가 시행된 가운데 8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마련된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의료진이 검체 체취를 하고 있다. 2021.01.08 mironj19@newspim.com |
방대본은 이날 자가검사키트 도입이 주목을 받으면서 '자가진단키트', '신속항원키트' 등으로 난립해 사용하고 있는 명칭을 '자가검사키트'로 통일해 사용하기로 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진단'이라는 용어는 의료인 특히 의사의 판단행위가 들어가는 단어이기 때문에 앞으로 '검사'로 사용토록 하겠다"고 했다.
검체를 채취한 다음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은 크게 항원검사와 비인두도말 유전자증폭, 이른바 PCR 검사법이 있다.
PCR 검사법은 콧속이나 목 뒤 깊숙이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하고, 여기서 리보핵산(RNA)을 추출한 후 RNA를 증폭시켜 코로나19에 나타나는 유전자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정확도가 높아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표준검사법으로 사용 중이다. 다만 전문인력이 필요하고 결과를 얻기까지 6~12시간 가량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같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 자가검사키트다. 자가검사키트는 채취한 검체를 개인이 키트를 활용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30분이면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다만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정확도가 매우 낮아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콧속을 깊숙이 찌르는 비인두 검체 시 통증이 심해 개인이 할 경우 정확하게 검체를 확보할 수 없고, 코 안에 검체를 채취하는 비강검사는 비인두 검체 보다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이상원 단장은 "자가검사키트는 정확도가 낮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검체채취의 편의성을 높여 감염을 조기에 발견하는 보조적 수단의 장치"라며 "자가검사키트는 분명히 편리하지만 한편으로는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판단해야 할 영역으로, 당초의 목적에 맞는 사용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요양시설이나 기숙사 등 전파위험이 높은 곳에서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해 양성일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먼저 선별해내는데 사용하는게 적합하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유흥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의 출입을 위한 목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이 단장은 "현재 상황이 의료인의 헌신과 여러 관계자들의 희생으로 이뤄지는 아슬아슬한 상황임을 생각하면 자가검사키트의 활용을 전제로 유흥업소라든가 다중이용시설의 방역조치를 완화하는 것을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했다.
이 단장은 "자가검사키트의 실험 원리상 위양성 반응이 적지 않게 나올 수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이 나왔다 하더라도 반드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PCR 검사를 받고 결과를 확인할 때까지 가택에서 활동을 제한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조언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