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북한이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 준비 움직임을 보이는 등 추가 도발을 이어갈 태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백악관이 7일(현지시간) 북한과의 외교를 언급하며 유화 제스처를 보였다.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북한 반도,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키 대변인의 언급은 '북한에 이미 무거운 제재가 부과된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의 잠재적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냐'는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물론 우리는 계속해서 제재를 시행하고 있고 동맹, 협력국들과 협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비핵화를 향한 길로 이어진다면 (북한과) 일정 형태의 외교를 고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우리의 시각"이라면서 "또한 행정부에서 진행 중인 (대북정책) 검토도 있다"고 덧붙였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
사키 대변인의 언급은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기존 대북문제 기조를 단순히 재확인한 것일 수도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백악관 공식 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 "그러나 우리는 몇몇 외교 형태에 준비돼 있다"면서 "다만 이는 비핵화의 궁극적 결과에 따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키 대변인의 언급은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용 선박을 움직인 정황이 포착됐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북한의 추가 도발을 멈추기 위해 외교적 해법 가능성이 열려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도 있다.
특히 사키 대변인은 이날 "북한 반도, 한반도 ( North Korean peninsula, the Korean Peninsula)의 비핵화라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되는 대목은 '한반도'라는 표현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등을 통해 북한의 요구를 수용해 '한반도 비핵화' 개념에 동의했고, 한국 정부도 '한반도 비핵화'란 개념을 지지해왔다. 이는 단순히 북한의 비핵화 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 우산 등까지 포괄하는 확장된 개념이란 것이 전문가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북한은 이를 통해 주한미군 철수까지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이를 의식한 듯 바이든 정부는 출범이후 '북한 비핵화'라는 한정된 개념을 사용해왔다. 이를 두고 한국과 미국의 외교장관이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지난 3월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북한 비핵화" 발언을 하자, 정의용 장관은 즉석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더 올바른 표현"이라고 정리에 나섰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북한 비핵화' 표현은 북한의 불법적 대량살상무기(WMD)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재차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키 대변인이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언급한 것이다. 사키 대변인이 단순히 표현상 혼선을 빚을 것일 수도 있지만, 의도된 표현이라면 다소 달라진 기류를 반영할 것일 수도 있다.
백악관이 평양 당국에 유연하게 협상의 문호를 더 열어둘 여지가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신포조선소. [사진 = 38노스 홈페이지 캡쳐] 2021.04.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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