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인종차별에 대해 영국 정부의 위원회가 '영국에서 현재 제도적 인종차별은 더 이상 없으며 과거 노예무역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다'는 보고서를 내놔 주목된다.
미국 흑인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전세계에 인종차별 반대운동 바람이 불 당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위원회를 구성해 영국내 인종차별의 현재와 과거를 조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토록 한 결과가 이번에 나온 것이다.
31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 정부의 인종-민족 차별 위원회는 영국에는 고의로 소수 인종과 민족을 차별하는 시스템이 더 이상 없다는 내용을 담은 250여 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비록 영국이 인종차별을 완전히 근절한 국가로 까지는 정의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른 백인주류 국가에게 모범되는 수준이라고 자화자찬했다.
인종차별 반대 단체들은 격분하면서 이 보고서를 '모욕 보고서' 또는 '가스라이팅 보고서'라는 별명을 붙였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라는 심리학 용어다. 사실을 호도하는 행위로 이해할 수 있다.
보고서는 다양한 인종과 민족의 어린이들은 백인 어린이들 보다 성적이 훨씬 좋거나 나빠도 백인 어린이와 비슷하다면서 성적차이를 설명하는 요인으로 인종과 민족의 비중이 작아졌고 이를 환경은 이후에 어린이들이 성장했을 때 더 평등하고 다양한 직장 문화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즉 인종이나 민족 요인보다는 지리적, 사회경제적, 문화적 배경과 가정환경, 종교 등의 요인이 삶과 성공의 기회에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또 보고서는 학교에서 노예무역에 관해 '새로운 이야기'를 가르쳐야 한다면서 아프리카인들이 어떻게 아프리카 영국인으로 바뀌었는지에 초점을 맞추라는 내용도 담았다.
이는 영국의 국회의원들과 각종 노동조합으로 비난을 초래했다.
영국노총의 레하나 아잠은 "21세기에 흑인과 아시아계, 소수인종과 소수민족 사회에 대해 이런 식의 보고서를 낼 수 있는 정부는 보리스 존슨 정부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노동자 계급을 분열시켜 선거에 이용하는 전략의 일환이고, 흑인과 소수민족을 무시하는 냉소적인 보고서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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